추석 앞두고 허위.과장 대출광고 기승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시중은행에 신용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해 낭패를 보고 말았다.

거절 이유는 '신용정보 조회 기록이 과다해 신용도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김씨가 대출 요주의 인물로 낙인 찍힌 것은 무심결에 한 대부업체와의 상담 때문이다.

그는 최근 휴대폰으로 날아온 대출 문자 메시지를 보고 서너 차례 전화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금리가 너무 높아 돈은 빌리지 않았지만 대출상담 자체가 그의 신용등급을 깎아내린 것이다.금융감독원은 1일 추석을 앞두고 정체 불명 대부업체의 스팸메일 휴대폰 전단지를 통한 대출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상담만 해도 대출 불이익

금감원은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고 대출상담만 하더라도 신용정보 조회 기록에 남게 된다"며 "신용정보 조회 횟수가 과다할 경우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직접적인 대출 거절 사유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금융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은행의 경우 60일 이내 3건 이상,저축은행은 6개월 이내 3건 이상,할부금융사는 총 3건 이상의 조회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대출을 거절하고 있다.

신용정보 조회 기록은 조회일로부터 3년간 보존된다.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대부업체(대출중개업체 포함) 신용정보 조회 기록 보유자는 92만명(185만건)에 이른다.금감원은 급전이 필요하더라도 정체 불명의 대부업체에 신청하지 말고 '서민맞춤대출 안내서비스'(www.egloan.co.kr)를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이곳에서 대출 안내를 받을 경우에는 신용도에 불이익이 없는 데다 1회 방문으로 320여개 금융회사의 대출상품 가운데 가장 유리한 것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사 상호에도 주의

대부업체들의 명칭에도 주의해야 한다.

유명 금융회사와 유사한 이름을 사용해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어서다.

'KB론스타''신한론''하나투자금융' 등은 모두 은행과는 관계가 없는 대부업체다.

'신한뱅크''씨티파이낸스' 등 대형 금융사와 거의 같은 이름을 쓰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등록된 대부업체 1만256개 중 400여개가 국내 유명 금융회사와 유사한 이름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대부업체 수가 80개로 가장 많았다.하나투자금융과 하나캐피탈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듯한 느낌을 주는 대부업체도 74개나 됐다.

장진모·정인설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