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도 대학에 몰려 생산직 구하기 '별따기'

"너도 나도 대학에 가니 고졸 생산직 여성인력 구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삼성그룹의 인력 채용을 총괄하는 노인식 삼성전략기획실 인사지원팀장(부사장)은 최근 생산 현장의 인력난을 이렇게 토로했다.노 부사장은 "요즘 실업계 고교생 중 상당수가 대학에 진학하는 추세"라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LCD 등 현장에서는 생산직 여직원을 구해달라고 하는데 전국의 실업계 고교를 다 돌아다녀도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생산직종에 근무하는 고졸 신입사원들도 2~3년 정도 근무한 뒤에는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에는 야간대학이 있어 (고졸 인력들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도 됐는데,최근에는 야간대학마저 많이 없어져 아예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노 부사장은 앞으로 생산직 인력 구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데 대비해 정년연장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그는 "삼성의 경우 현재 55세가 정년이지만 앞으로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그러나 지금처럼 정년까지 계속 임금이 오르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정 연령부터는 임금을 줄이고 정년을 연장하는 임금피크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 부사장은 국내의 인력난을 해외 인력 충원으로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삼성그룹이 일년에 필요한 인력은 1만명인데 이 중 순수 외국인 인력은 몇 백명에 불과하다"며 "어렵더라도 국내에서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