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 브랜드를 키워라] '컬덕'은 고객충성도를 높인다

문화와 결합된 상품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가 있다.

문화를 뜻하는 culture와 상품을 의미하는 product를 결합시킨 '컬덕(cult-duct)'이라는 합성어가 바로 그것이다.cult란 단어는 그 자체로 '특정한 사물이나 정신세계 등에 대한 맹신적 추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때문에 컬덕은 특정한 상품을 열렬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의 강렬하고 배타적인 문화란 뜻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컬덕을 활용하고,컬덕 상품을 공유하는 사람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한다.스타벅스는 매장의 도회적인 우아함과 고급스러움 덕분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나름의 독특한 문화코드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는 스타벅스 상표가 새겨진 종이커피잔을 들고 회사로 들어오는 모습이 커피맛을 즐길 줄 아는 전문직의 세련미로 인식되고 있다.

동일한 상품이 주는 문화적 코드는 나라마다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상품소비를 통해 나름의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도발적인 광고로 늘 화제를 모았던 베네통은 색상의 화려한 이미지를 심었고 페라리와 포르쉐는 질주본능을 자극한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자유분방함을 상징한다.

소니의 워크맨은 길거리에서 음악을 듣는 문화를 창출했고 월마트는 자동차를 이용한 원거리 쇼핑문화를 만들어냈다.우리나라에서 유행한 대표적인 컬덕 브랜드로는 풀무원을 꼽을 수 있다.

풀무원은 동네 가게에서 한 모씩 잘라 팔던 두부를 낱개포장하고 브랜드까지 붙여 놓아 청정식품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풀무원은 우리나라의 식품문화를 바꿨다.

이연수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다양한 활동이나 아이디어들의 기반이 되는 문화를 테마로 할 경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보다 쉽게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빠른 기술 진보로 인해 모방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컬덕에 눈을 돌리는 이유"라며 "무형자산인 문화적 상징성은 단시간 내 모방이 쉽지 않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기업들에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제공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