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임박說] 아베 "北 6자회담 나오게 中 나서달라"

북한 핵실험을 막기 위한 중국의 입장이 강해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와 식량 최대 지원국인 중국이 강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북한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8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실험 저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달라진 중국의 태도를 보여줬다.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또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일 양국은 북한 핵 실험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의견 공유가 있었다"면서 "6자회담에 무조건 복귀하도록 중국측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후 주석은 보다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후 주석은 북한의 핵실험에 관해 '중국측도 항의했고,우려의 뜻을 표명했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핵실험 저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밝혔다.중국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70%,식량의 40%를 공급하고 있어 대북 제재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오랜 관계 때문에 대북제재에 소극적이었다. 이번 후 주석의 강한 경고는 기존 관계와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만은 막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한편 두 정상은 양측의 관계개선을 위해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정치적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후 주석은 특히 고이즈미 총리 시절에 불거졌던 신사참배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일본이 과거의 역사를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깊은 반성의 길을 걸어왔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아베 총리와의 만남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표현하며 "이번 방문이 양국관계 개선과 발전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양측의 진지한 노력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양국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자는 공감대를 이루게 됐다"면서 이런 바탕에서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경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양국은 외교갈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두 나라 모두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결국 중국이 기존의 입장을 바꿔 아베 총리가 과거사를 반성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는 수준에서 그의 방중을 양해한 것은 일본과의 경제교류를 고려한 실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