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평을 열자] 유럽에 기아자동차 '씨앗' 뿌린다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28일 개막된 '2006년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mobile 2006)에서 첫 공개한 씨드(cee'd)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 차량이다.

순수 유럽형 전략차종으로는 첫번째 모델이며 기아차 유럽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최초의 차량이다.디자인이나 엔진,편의 사양 등도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변종'이다.

씨드는 철저하게 유럽인의 눈높이에 맞춰 탄생된 모델이다.

유럽에서 디자인돼 유럽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맞춤형 차량이다.기아차의 최대 수출 지역인 유럽에서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려줄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작이기도 하다.

씨드는 이름에서부터 '출신 성분'이 나타난다.

씨드(CE+ED)에서 'CE'는 유럽공동체(Community of Europe)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뜻한다.이 차량의 프로젝트명이기도 한 'ED'는 씨드가 유럽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유러피안 디자인(European Design)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차가 더욱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씨앗(seed)이 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씨드는 여러면에서 유럽 시장 공략을 노린 흔적들을 담고 있다.우선 실용성이 뛰어나 유럽에서 인기있는 준중형 해치백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모델이다.

해치백 차량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좌석공간(캐빈)과 짐을 싣고 다니는 트렁크가 분리돼 있는 전형적인 세단형 승용차와는 달리 내부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어 짐을 많이 싣거나 여러명이 타기에 편리하다.

씨드는 앞으로 5도어 해치백 모델을 기반으로 왜건형과 3도어 스포츠 해치백 모델(프로씨드)까지 출시될 계획이다.

3가지 모델 모두 실용성이 강조된 해치백의 변형 모델로 유럽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힘 좋고 경제적인 디젤엔진을 장착한 점도 씨드가 유럽형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유럽에서는 휘발유(가솔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씨드(수동기준)는 ℓ당 21.2㎞를 달릴 수 있는 1600cc급 디젤엔진과 ℓ당 18.5㎞를 주행할수 있는 2000cc급 디젤엔진이 주력 모델이다.

이 정도의 연비면 가솔린 엔진의 경우 경차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동급 모델의 두 배에 달하는 토크(엔진이 회전하는 힘)는 언덕이나 험로 주행에서 강력한 힘을 느끼게 한다.

씨드는 유럽에서 가장 인기있는 C세그먼트(1500~2000cc)에 속하는 차량인 만큼 푸조 307,폭스바겐 골프,오펠 아스트라,포드 포커스,르노 매간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가 씨드에 거는 기대는 '상상 이상'이다.

첫번째 유럽 생산기지인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되는 첫 모델이기 때문에 애착은 더욱 크다.

기아차는 씨드를 유럽 시장에서 기아차의 주력 차종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는 물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시장 등을 중심으로 내년에 10만대를 판매하고 2008년에는 연간 판매량을 15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해 유럽 판매를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35만대로 잡았으며 2010년에는 연간 60만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차 유럽법인의 장 샤를르 리벤스 부사장은 "씨드는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세심하게 맞춰냈다"며 "기아차 유럽공장 시동과 함께 씨드가 기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2004년 4월 착공돼 올 연말 가동될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는 총 11억유로가 투자되며 1단계로 연산 20만대 규모로 완공된 뒤 내년까지 30만대로 증설될 예정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