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5홀'이 승부 가른다 ‥ 전략따라 스코어 갈려

프로골퍼들의 스코어 차이는 어디에서 주로 날까.

버디 기회가 많은 파5홀에서 명암이 갈리곤 한다.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GC 캐년코스(파72·길이 6645야드)에서 16일(한국시간) 끝난 미국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로레나 오초아와 공동 11위를 한 박세리,17위를 한 미셸 위의 이번 대회 파5홀(총 16차례) 성적을 보면 이를 금세 알 수 있다.

오초아는 나흘 동안 파5홀에서 7타(이글1 버디6 보기1 파8)를 줄였다.

그의 언더파 스코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44%를 파5홀에서 기록한 셈이다.2위 아니카 소렌스탐은 언더파 스코어 중 64%에 해당하는 9타를 파5홀에서 얻었다.

반면 박세리와 미셸 위는 그다지 길지 않고 까다롭지 않은 캐년코스의 파5홀(평균길이 497.2야드로 3,12번홀은 2온 가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박세리는 나흘 동안 파5홀에서 3타(버디6 보기3)를 줄이는 데 그쳤고 미셸 위는 이글 1,버디 3,보기 3,더블보기 1개로 단 1타도 줄이지 못했다.왜 그럴까.

세 선수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올시즌 평균 거리는 오초아가 270.9야드(투어랭킹 5위),박세리가 259야드(랭킹 28위),미셸 위가 265야드 정도다.비슷한 장타력을 지녔음에도 스코어 차이가 7∼9타나 난 것은 파5홀의 전략부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2온이 가능한 홀에서는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그렇지 않은 홀에서는 서드샷을 가장 자신 있는 거리에 남기는 것이 관건이다.

티샷을 한 뒤 세컨드샷-서드샷 공략구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홀에서부터 티잉그라운드로 거꾸로 전략을 짜야 하는 것.그렇게 본다면 파5홀이라고 해서 무작정 드라이버로 티샷하지 말고 때론 스푼이나 다른 우드로 티샷을 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소렌스탐과 박세리,미셸 위의 차이는 바로 그런데서 드러났다.장타력이 무조건 유리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적절히 활용,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는 선수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얘기다.

팜 데저트(미 캘리포니아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