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앙금' 씻고 中日 경제밀월 꿈꾸나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7일 광저우에서 열린 일본 도요타 엔진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외국 자본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기술 습득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의 행사 참석은 소원한 중·일 외교관계,북핵 제재를 둘러싼 온도차,덩샤오핑이 1979년 도요타자동차로부터 놀림받은 '도요타 앙금' 등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앞으로 중국과 일본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1일 '역사적 방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을 다녀간 뒤 중국과 일본 간의 교류는 봇물이 터졌다. 일본 참의원의장단은 지난 15일부터 3일간 7년 만에 베이징을 방문했다. 또 일본 재계가 주축을 이룬 아시아교류협의단도 지난 주말부터 7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두 나라의 논의는 경제 협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일본 참의원은 정기 교류기구를 만들고,그 밑에 다양한 분과위를 두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화통신은 분과위원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경제 분야일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중국은 기술 확보 차원에서도 일본의 도움이 절실하다. 중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기술은 에너지 절감 기술과 환경보호 기술,그리고 첨단기술. 중국 정치협상위원회는 이 기술을 전략기술로 선정했다. 일본도 중국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많은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기에 준비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 중에는 상당수가 보따리를 싸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더 이상 외면하기도 어렵다. 일본 재계는 중국 진출을 위해 투자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일본과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투자 촉진에 합의,일본 재계의 걱정을 덜어줬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도요타 앙금'이란=덩샤오핑이 개방 초기인 1979년 도요타에 중국 진출을 정중히 요청했으나 박대를 당했다.자동차 관련 법도 없는 중국에 어떻게 들어가느냐는 놀림을 받았다.

덩샤오핑은 독일 폭스바겐에 다시 부탁했고 폭스바겐은 기술을 전수했다.

중국 관용차가 모조리 독일 자동차인 데 비해 도요타는 한 대도 없는 이유를 중국 사람들은 '도요타 앙금' 때문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