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인기 줄어도 여전히 내집마련 지름길

주택 청약제도 개편과 민간 택지의 주택공급 감소 등 이유로 청약부금 가입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5개월 만에 총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12만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청약통장의 인기하락은 현행 로또 추첨식 주택 청약제도가 2008년부터 부양가족,무주택기간 등을 감안한 가점제로 바뀌어 기존 유주택자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의 당첨기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가점제 도입 등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기존 통장 가입자들의 청약 전략도 일대 수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3일 건설교통부 및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는 716만449명으로 한 달 전보다 2만명이 줄었고 올해 가입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 4월(728만4000명)과 비교하면 12만4000명이나 감소했다.

특히 청약기회가 크게 적어진 청약부금은 212만6858명에서 194만9530명으로 17만7328명이 줄었고,청약예금도 287만3420명에서 287만152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반면 청약저축의 경우 228만3562명에서 233만9399명으로 늘어 최근 공공택지에서의 청약기회 확대에 대한 무주택자들의 기대가 적지 않음을 나타냈다.

○중·소형 청약예금 가입자 통장 증액 고려해볼 만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부금과 청약예금(서울 기준 300만원) 가입자는 주택 보유여부와 나이,부양가족 등을 따져봐야 한다.특히 새 집이나 넓은 평형으로 갈아타기 위해 통장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들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만큼 아직 활용할 수 있는 1순위 기회를 살려 청약을 서둘러야 한다.

유주택자나 신혼부부,사회 초년병 등도 당첨확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만큼 청약제도 개편 전에 서둘러 통장을 사용하는 게 좋다.

청약예금 가입자의 경우 가점제가 적용되지 않거나 일부만 적용될 중·대형 평형으로 통장 예치금을 증액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다만 큰 평형으로 증액할 경우 1년 후에 신청 자격이 주어지므로 늦어도 2007년 초까지는 실행에 옮겨야 청약제도 개편 전에 통장을 사용할 수 있다.

○중·대형 청약예금 가입자는 인기지역 청약 서둘러야

서울기준 600만원 이상으로 전용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에 신청할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도 꼼꼼한 청약전략 마련으로 인기지역 청약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중·대형 아파트 전체에 가점제가 적용될 가능성은 낮지만 공공택지 내 채권입찰제 대상 아파트는 채권액이 같은 동점자가 나올 경우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따라서 유주택자나 부양가족이 적은 세대주는 청약제도 개편이 이뤄지는 2008년 이전에 분양하는 인기지역 청약에 적극 가담해야 한다.

하지만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는 민간 택지나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은 종전과 동일한 조건이므로 서두를 필요 없이 인기지역부터 청약하면 된다.

○청약저축 인기 높아질 듯

청약저축 가입자는 나이,무주택 기간,납입액수 등을 따져 당첨자를 가리고 있는 현행 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어서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

새로 청약통장에 가입하려는 사회초년병 등은 당첨 확률이 낮은 청약예·부금보다는 청약저축을 노리는 게 낫다.

특히 정부가 23일 집값 불안 해소를 위해 수도권에 추가 신도시를 개발키로 결정하는 등 공공택지 내 중·소형 아파트 물량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청약저축 인기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청약저축은 분양 아파트뿐 아니라 국민임대나 민영임대 등 청약기회가 넓고 통장 가입기간이 오래될수록 청약예·부금 가입자에 비해 경쟁률이 낮아 당첨확률이 높은 만큼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