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앙드레 김은… 66년 파리서 패션쇼..앙코르와트 쇼 계획

농사를 짓던 집안의 2남3녀 중 넷 째로 태어난 앙드레 김은 여덟살 때 우리나라 전통 혼례식을 보고 처음으로 '디자인'에 눈을 떴다고 한다. 그 후에도 그 때 본 신부와 신랑의 아름다운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는 것. 당시 '소학교'에 들어가 미술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1·4후퇴 때 부산으로 내려간 뒤 미국을 통해 들어온 세계의 여러 영화들을 보고 지금의 디자인 세계에 영향을 받았다. "그 때 영화를 보면 내용이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부분이 많았어요. 저도 그처럼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죠."

앙드레 김은 전쟁이 끝난 뒤 서울로 돌아와 한영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독학을 하다 1961년 '인터내셔널 디자인 인스티튜트(국제복장학원)'에 입학했다. 서른명의 학생 중 남자는 단 세 명. 1년 뒤 학원을 졸업하고,그해 10월 소공동에 '살롱 앙드레'를 열었다. '앙드레'라는 이름은 당시 프랑스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외교관이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귀에 친숙한 이름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어준 것이다.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그의 결심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가 없었냐는 질문에 오히려 용기를 주셨다고 말한다. 앙드레 김은 그의 아버지에 대해 평범한 농부였지만 삶에 대한 태도만큼은 시대를 앞서가는 분이었다고 회고한다.

1962년 12월 서울 반도호텔 다이너스티 룸에서 첫 의상 발표회를 가졌고,1966년 9월 프랑스의상협회 초청으로 파리에서 첫 해외 패션쇼를 열었다. 당시 '르 피가로'지는 그의 패션을 '선경(仙境)의 마술'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그 후 중국 자금성과 이집트 피라미드와 같은 세계적인 문화 유적지에서 패션쇼를 열었고,올 연말에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서 패션쇼를 열 계획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