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이양시기' 한.미 갈등 재연 불가피 .. 벨사령관 '2009년' 재확인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30일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시기를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결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힘에 따라 전작권 이양시기를 둘러싼 한·미 간 갈등이 재연될 전망이다.

또 미국이 제공할 핵우산과 관련, 벨 사령관은 '확장된 억제력(extended detterence)은 그냥 핵우산'이라고 밝혀 한국 정부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려는 미측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벨 사령관의 이날 기자회견을 계기로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SCM의 핵심 쟁점으로 양국 국방장관이 합의했다는 '전작권이양시기'와 '핵우산제공'은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 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양시기를 놓고 양국 입장은 정반대다.

지난번 SCM에서 특정 시기가 아닌 '이양기간 (2009년 10월에서 2012년 3월 사이)'에만 합의함에 따라 추후 협상과정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한국은 이를 두고 2012년 3월에 좀더 무게가 실려있다고 해석했다.

권안도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도 SCM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전작권 이양시기는 2012년에 무게가 실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측의 해석은 전혀 다르다.벨 사령관은 "미국은 전작권이 2009년 이양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한국군의 현재 능력으로 2009년에 전작권을 단독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2009년을 고집했다.

핵우산 제공에서도 양국은 '동상이몽'이다.

한국은 예전 SCM공동성명서와 달리 지난번 SCM에서는 핵우산 관련 '확장된 억제력(extended detterence)'을 처음 명기,미측이 좀더 포괄적이고 강화된 핵우산 제공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벨 사령관은 '그냥 핵우산'이라고 밝혀 기존 핵우산 제공과 차이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군 일각에서는 "북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SCM 합의사항을 아전인수격으로 확대 해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