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삼성물산, 유통사업 매각

앵커> 삼성플라자 백화점을 운영해온 삼성물산이 유통사업 부문을 전면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물산 측이 이번주 중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현재 2-3개의 유통업체들이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채주연 기자, 삼성물산이 유통사업부문 전체를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사실 삼성물산이 유통에서 손을 뗄 것이란 관측은 전부터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1> 그렇습니다. 삼성물산은 지난 99년 할인점인 홈플러스를 영국계 업체인 테스코에 매각하며 일차적으로 유통사업에서 손을 뗀 바 있습니다.이번에는 백화점인 삼성플라자를 비롯해 인터넷쇼핑몰인 삼성몰까지 매각을 추진하며 유통사업에서 전면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현재 백화점과 인터넷쇼핑몰을 포함해 유통사업부문에서만 연간 8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하나뿐인 점포에 발이 묶인 채 유통사업부문을 이어나가기 보다는 상사와 건설 등 주력사업에 매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아래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전화인터뷰> 삼성물산 관계자

“하나뿐인 백화점을 계속 운영하는 것 보다는 대형 유통전문업체에 이를 매각하는 것이 직원들에게나 사업성 면에서 상호 간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매각하게 됐습니다.”질문-2>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비핵심 사업이겠지만 사실 삼성플라자라고 하면 분당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지 않았습니까? 노른자위 상권의 점포인 만큼 업계의 인수 경쟁도 치열할텐데요?

기자-2> 지난 97년 문을 연 삼성플라자는 개점 첫해 2천700억원, 지난해 5천6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개점 이후 흑자 행진을 이어왔습니다.

(CG) 삼성플라자 매출 추이

특히 분당의 노른자위 땅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매출규모도 분당지역 백화점 1위, 전국 백화점 단일점포 10위권 안에 드는 알짜 점포인 만큼 유통업체들의 인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지난 10월 초부터 유통업체들에게 인수제안을 해왔는데요, 현재 업체 3곳이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화점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인수조건이 맞지 않아 협상이 초반부터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고, 애경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삼성테스코가 인수 의사를 타진한 상태입니다.

(S-이번주중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

삼성물산 측은 이번주 안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달 말쯤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입니다.

질문-3> 매각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는데, 매각대금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까?

기자-3> 우선 이번에 삼성물산이 매각하는 것은 백화점과 인터넷쇼핑몰 만이 아닙니다.

삼성플라자가 들어가있는 20층짜리 건물 전체를 포함해 백화점과 인터넷쇼핑몰까지 일괄 매각하게 되는데요.

업계에서는 5천억원 안팎이 적정 가격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수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삼성물산 측이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는 인수 조건이 있어 이번 매각이 그리 수월치는 않을 전망입니다.

바로 임직원들의 고용승계 문제인데요.

삼성그룹 차원에서 삼성물산의 유통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직원들의 고용승계가 보장되지 않으면 대체 근무할 계열사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에 삼성물산 측은 “가격이 맞더라도 고용승계가 보장되지 않으면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며 이 조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인수전 참여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질문-4> M&A가 성사될 때마다 항상 중요한 문제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고용승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성이라는 그룹 이미지 차원에서도 이를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 텐데, 기존 유통업체들의 경우 인력을 모두 승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4> 그렇습니다. 현대백화점이나 삼성테스코의 경우 전문 유통기업인 만큼 기존 인력자원이 풍부한 상태입니다.

여태까지 매장을 운영해온 노하우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고용을 승계하게 되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경백화점의 경우는 다릅니다.

현재 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애경백화점은 오는 2009년 평택 민자역사 점포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요,

유통 전문 인력을 보충해야 하는 애경 입장에서는 노하우를 가진 삼성물산 인력을 승계하게 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S-애경백화점 인수 유력)

상대적으로 고용승계가 보장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인데요, 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애경백화점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몇가지 더 있습니다.

우선 현대백화점의 경우 삼성과 현대 그룹 차원에서 라이벌 기업에 알짜점포를 넘겨주는 것이 탐탁지 않다는 점, 여기다 고용승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습니다.

삼성테스코는 영국 테스코 본사 측에서 이번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할인점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다 최근 북핵 사태 등 위험요소가 산재한 한반도 땅에 5천억원을 투자할 마음이 없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질문-5> 애경백화점 입장에서는 사업 확장 단계에서 분당의 핵심상권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겠군요. 유통업계에 M&A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수전으로 또 한 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나겠군요?

기자-5> 만약 애경백화점이 삼성플라자를 인수하게 된다면 현재 6천억원 수준인 매출액이 1조원으로 껑충 올라가게 됩니다.

그동안 안정적인 경영을 펼쳐오던 애경이 이번 인수전 참여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업계 선두에 비해 점포수가 현저히 적다는 것, 그리고 이번 매각에서 보듯이 소형 유통업체들의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애경 측이 향후 M&A에 적극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M&A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그랜드백화점과 GS백화점 등이 언제 매물로 나올지 모르는 만큼 업체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CG) 증권CG – 현대백화점, 삼성물산

한편 이번 매각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일대비 0.66%가량 소폭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의 유통사업 매각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S-삼성물산 유통사업 매각 '긍정적')우리투자증권은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사업 부문이 비수익, 비핵심사업이기 때문에 이를 매각하면 수익 손실 없이 대규모 현금 유입이 기대된다"며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