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빛바랜 '저축의 날'

[앵커]
오늘은 마흔세번째 저축의 날입니다.

그러나 저축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수상자 수나 행사 규모도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최은주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저축왕은 충북지역 농민인 하사용 씨.

하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했지만 통장을 300개 보유할 정도로 저축을 생활화해 지금은 땅도 제법 가지고 있는 '부농'입니다. [인터뷰] 하사용 국민훈장 수상 (농민)

"저축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전 잘 알아요. 제 평생을 저축으로 성공한 겁니다."

[인터뷰] 김원희 국무총리표창 수상 (영화배우)"어릴 때부터 저축이 습관이 됐습니다.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기자S/T]

그러나 건전한 소비가 미덕인 시대, 저축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CG) ('저축의 날' 수상자 수)

<자료:한국은행>

00년 426명

02년 412명

04년 186명

06년 100명

저축상은 주로 저축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데, 외환위기 이후 저소득계층의 저축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상자 수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수상자 가운데 은행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신 늘고 수상자 선정 과정에 봉사활동이 크게 작용하게 됐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00년 이후 금융기관은 해외 자금조달이 쉬워져 저축을 유도할 필요가 적어졌고 가계는 가계대로 금리하락으로 저축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기념사에서 최근 경제상황에서는 저축만큼 소비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 무엇보다 민간소비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 저축률 하락이라는 현실과 합쳐지면서 '저축의 날'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최은주기자 ej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