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케팅이 뜬다] '스타파워' 브랜드를 빛낸다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가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기까지는 두 차례의 고비가 있었다.

첫번째는 1980년대 리복의 거센 도전을 맞이했던 때였으며 또 하나의 전환점은 1990년대 골프장비 및 용품시장에 진출했던 시기였다.공교롭게도 나이키는 고비 때마다 스포츠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1984년 NBA의 떠오르는 신예 마이클 조던을 모델로 잡은 나이키는 1985년 유명한 '조던의 비행'(Jordan Flight) 광고를 내보내면서 중흥의 전기를 마련했다.

조던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담은 광고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나이키는 세계 신발시장의 패권을 단숨에 장악했으며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나이키는 또 1996년 골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타이거 우즈와 5년간 총 4000만달러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모델계약을 맺었다.

세계 골프업계는 "과연 우즈가 조던 정도의 카리스마와 파괴력을 갖고 있느냐"는 의구심을 보냈지만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우즈는 '골프 황제'로 우뚝 섰다.나이키 브랜드 역시 정상급 골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고도 소비사회를 살아가는 대중들은 기계적인 생산활동보다 소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소비 욕망을 느끼는 시간과 욕망을 실행하는 시간 사이의 간격에서 개인들은 '더 멋진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를 놓고 고민한다.이때 대중은 상품의 본질적인 사용가치 보다는 상품이 제공하는 기호와 이미지를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다시 말해 상품이 표방하는 상징성으로 '소비하는 자아'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임에도 대중이 명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나와 다른 집단을 구별짓는 지표'로서 명품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상품의 기호와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고 관리할까.

동일한 성향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사실은 마치 외딴 섬처럼 개별적이고 독자적인 소비패턴을 갖고 있는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서고 있는 것일까.

가장 손쉽고도 강력한 방편이 이른바 '스타 마케팅'이다.

스타가 갖고 있는 대중적 친화력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권력보다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 스타의 기호와 이미지는 다양한 스펙트럼에 흩어져 있는 대중을 효과적으로 결집해 대량 구매를 이끌어낸다.

이제 스타는 기업들의 필수적인 마케팅 자산으로서 산업 전반에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 무대에서는 명멸하는 스타들의 투자수익률이 실시간으로 체크되고 있으며 소비가 경제논리를 벗어나 문화적 코드와 결합하는 양상들을 목격할 수 있다.

따라서 스타마케팅은 그저 인기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시장조사에서 재무효과에 이르는 고차원적인 경영기법들을 동원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자리잡게 됐다.

기업들이 스타 마케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부가가치는 '브랜드=스타'라는 동일시 효과를 통해 스타의 매력이나 장점을 브랜드 특성으로 전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당대의 스타 이효리가 갖고 있는 역동적인 매력을 활용해 '디지털 익사이팅'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성공한 삼성전자의 애니콜이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 관계자는 "이효리를 2001년부터 계속 휴대폰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이유는 스타의 이미지가 제품 호감도에 그대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효리 역시 애니콜 광고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성공해 상호 윈·윈이 됐다"고 말했다.LG전자가 TV와 에어컨 모델로 삼고 있는 영화배우 이영애 역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히트를 친 드라마 대장금의 '한류'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에 LG전자의 아시아지역 판매 확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