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일자) 원화강세 경계수위 넘은 것 아닌가

어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939원50전을 기록,지난 5월17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투자 부진과 소비 위축에 시달리는 여건에서 원화마저 강세 행진을 유지하고 있어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더구나 최근의 경제동향으로 보면 원화가치가 오히려 떨어져야 할 상황이란 점에서 '이상한 원화 강세'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물론 지금의 원화강세는 기본적으로 미 달러화의 약세에 기인한 것임은 분명하다.

최근의 미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5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미국의 무역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다 경기둔화 우려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처해있는 여건을 놓고 본다면 원화가 강세를 보일 이유를 찾기 힘들다.

경상수지는 올들어 적자기조로 돌아선데다 내년에는 40억달러 이상으로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는 현재 원화가 20% 이상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외자 이탈 등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지속되는 원화강세는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의 원화는 '나홀로 강세'현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올들어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가치는 거의 변함이 없는 반면 원화는 7% 넘게 평가절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율의 안정적인 운용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셈이다.

한국은행은 국내외 전문기관들이 다소 지나친 원화 강세전망을 제시하고 있는데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성급히 매각하는 경향이 없지않다고 보고 있다.장기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원화강세는 불가피하겠지만 지나치게 가파른 환율하락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해외투자 활성화와 효율적인 외환보유자산 운영 등을 통해 환율안정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