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DJ 자택방문 왜?

노무현 대통령이 4일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오찬을 같이했다.

명목은 지난 2일의 김대중 도서관 전시실 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청와대에서 먼저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김 전 대통령 측이 오찬을 함께 할 것을 제의해 이날 방문은 2시간가량 이어졌다.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북한 핵과 부동산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민용 주택과 임대 주택 등은 정부가 맡아서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주고 나머지 주택은 시장에 맡기되 세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생각해봄직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노 대통령은 공감을 표시했다.또 북한에 핵실험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고 따져야 하되 북핵 문제는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청와대는 회동에서 최근의 정치상황과 정계개편 논란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정계개편 논의가 불붙은 시점에 이뤄져 정당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정훈 정보위원장은 "지역기반이 취약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호남이라는 확실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DJ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만남도 그런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호남을 비롯한 DJ 지지자들의 마음을 다시 사보겠다는 시도인 것 같은데 기획대로 잘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부산·경남 지지자들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