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만 하는 간부 '리더십' 공부하세요

'여성을 이해하기 위한 특별 커리큘럼 도입''대학교수를 멘토로 두는 1 대 1 코칭 프로그램''신세대 문화에 관한 토론식 교육'….

기업과 공공기관이 중간 간부들의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기발한 교육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사내에서 획일적,수직적으로 진행돼 오던 중간 간부 리더십 교육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자기 의견표출에 적극적인 신세대 직장인과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과거와 같은 상명하복식의 조직문화가 더이상 통용되지 못하면서 나온 현상이라는 분석이다.'검사동일체'로 대변되는 보수적인 조직문화의 보루였던 검찰은 최근 외부기관에 위탁,중간 간부진에 대해 대대적으로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다. 상명하복 중심,내부교육 위주의 획일적 리더십 교육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한 것이다. 교육 시작 전에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각 간부들의 리더십 성향을 파악한 후 사람에 따른 맞춤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장 좌석 배치는 물론 교육 내용과 방법 등을 달리했다. 이건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부장검사는 "리더십 교육으로 조직관리를 다시 생각해 보게됐다"고 평가했다.

기업들도 여성인력이 늘고 자기주장이 뚜렸한 신세대 직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중간 간부진 리더십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반기에 한 번씩 중간 관리자를 대상으로 여성이해 교과목을 편성,리더십 교육을 실시 중이다. '남녀 특성 이해를 통한 조직관리 기법'이나 '감성 활용을 통한 효율적인 조직관리법' 등이 주된 강의 내용. 삼성SDS도 여성인력이 늘면서 최근 '여성인력 리더십 교육시스템'을 마련했다.

LGCNS는 다양한 성향을 가진 신세대 팀원들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차.부장급을 대상으로 현장의 갈등상황에 대한 간부들의 반응을 체크한 뒤 비슷한 상황을 설정,자신과 타인의 특성을 파악토록 하는 프로그램이 한 사례다.포스데이타는 지난해부터 사장 이하 전 임원이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을 멘토로 정해 1 대 1 코칭을 받는 '리더십 코칭'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임원들이 대학 교수들을 멘토로 정하고 2주에 한 번꼴로 특정상황에 대한 토론을 벌이며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을 점검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팀장급으로 교육대상을 확대했다.

LG전자는 가산동 MC연구소 등 연구소를 중심으로 심리상담실을 운영하며 중간 간부들의 기업문화 변화에 대한 상담과 신세대 직장인의 업무 적응을 도와주고 있다. 신한카드도 조직 내에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분기별로 임원과 부서장을 대상으로 신세대 조직문화 등을 주제로 토론식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젊은 직원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씨티은행에 근무하는 김모씨(30)는 "회사에서 신세대 직장인의 고충을 반영한 중간 간부 리더십 교육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상하조직문화가 한두번의 형식적인 교육으로 바뀌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세대 간 이해를 위한 상호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욱·이태훈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