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HR Forum 2006] 인재가 미래다 : (종합토론) "인재교육 투자 늘면 성장은 저절로"

인재포럼 마지막 날인 10일 열린 폐막 토론에서는 인재 양성의 3대 주체인 대학,기업,정부에 대한 다양한 주문이 쏟아졌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좌장으로 한 이 토론에는 토머스 코칸 미국 MIT대 교수,피터 플림트 스미스 유네스코 교육사무총장보,게리 가브리엘 미국 빌라노바대 공대학장,이효수 영남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스미스 사무총장보는 "인재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성장은 저절로 따라온다"며 교육 투자 확대를 권고했다.

이 교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 간,대학과 초·중등 교육기관 간 수평적·수직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재 양성 패러다임 전환해야참석자들은 우선 인재 양성에 대한 패러다임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교수는 "한국 경제는 지난 40년간 대량 생산 체제에 의존해 왔지만 지금은 지식기반 경제로 이행하고 있다"며 "따라서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정형화한 인재'에서 '창조적 인재'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지식과 정보를 수집·가공해 새로운 정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러나 현재 우리 교육이 이런 능력을 키워 주는 데 얼마나 적합한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이 교수는 또 대학에도 경쟁 원리를 전면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내놨다.

그는 "국내 대학들은 국립대와 사립대,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 등으로 분리돼 있어 대학 간의 실질적인 경쟁체제가 확립돼 있지 않다"며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이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가브리엘 학장은 "창조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대학 교육 방식도 '교수(teaching)' 중심에서 '학습(learning)'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특정 분야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교육의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재에 투자해야 지속 성장

정책 입안자들이 교육과 경제성장 간의 연관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코칸 교수는 "각국의 거시경제 정책 입안자들은 성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교육,노동 등과 같은 미시정책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며 "이는 결국 교육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교육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최고 지도자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사무총장보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것과 교육이나 복지처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해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재에게 투자하면 경제성장은 저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인재에 대한 투자 없이 단기적인 성장에만 급급한 경제전략은 결국 한계에 부딪치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인재 양성 위한 전략적 네트워크 강화해야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각 주체들 간의 전략적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글로벌 인재 양성 문제는 이제 대학만의 역할이 아니다"며 "무엇보다 인재의 공급자인 대학과 수요자인 기업 간의 '수평적 네트워크'가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학들은 글로벌 무한 경쟁체제 아래에서 기업들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분명히 파악하고,대학의 교과과정과 교수방법 등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기업들도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을 대학에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학교육 등은 대학만 노력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 교육기관과 대학 간의 '수직적 연계'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칸 교수는 "대학과 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직장인들이 대학에서 재교육을 받는 문화가 퍼지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커리어를 쌓은 이후에 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동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