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악마는 프라다…'로 와글와글~

요즘 인터넷에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화제.소설이 먼저 국내에 발간되고 지난달 25일 영화가 개봉하면서 이와 관계된 각종 단어들이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순위에 머물러 있다.

◆네티즌 열광이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하자마자 보름 만에 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한 영화예매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몇 주째 예매영화 1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된 관객은 역시 젊은 여성층이다.외국계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 박미혜씨(26)는 "내 얘기 같아서 공감이 많이 갔다"면서 "DVD가 출시되면 바로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의 인기는 인터넷으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polo7907'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여성이라면 한번쯤은 꿈꿔 보는 화려한 삶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냉정하고 힘든 곳이다"라며 "미란다와 앤드리아 두 여성의 은근한 유대감이 멋져 보였다"고 말했다.아이디 'wowting6'는 "원작 소설과 좀 다른 결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고 했고 '곰댕이푸우'라는 네티즌은 "미란다의 대사 'That's all(됐어)'이라는 말은 이미 내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다고 썼다.

또 아이디 '뮤지컬04'는 "영화 속에 나오는 화려한 의상과 늘씬한 여성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구경거리였다"면서 "두권짜리 소설책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를 뺨치는 영화 분석도 눈에 띄었다.아이디 '곽재식'을 쓰는 한 네티즌은 "평범한 이야기 구조에 등장 인물들의 과시적인 의상 공세가 덧붙여져 영화의 리듬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평했다.

이 네티즌은 화려한 패션 퍼레이드가 영화를 보는 박자를 흥겹게 만드는 동시에 냉랭한 자본주의 도시에서 고생하는 한 젊은이의 감각을 더욱 빠르게 전달한다고 분석했다.

◆패션세계 멋져요

지난해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파티시에(제빵기술자)'를 유행시킨 것같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잡지 에디터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영화 속에서 패션잡지 에디터들이 샤넬,에르메스,구치,프라다 등의 명품 옷과 가방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모습에 더욱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5년째 여성 패션지에서 일하고 있는 한 잡지 에디터는 "영화는 국내 현실과 많이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겉은 화려해 보여도 결국 월급쟁이이기 때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할 만한 여건이 안 된다는 것.그래도 보고 듣는 게 많고 다양한지라 일반 직장인들보다 멋쟁이가 더 많으며 한번쯤 도전해볼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