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출총제 버려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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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富鎬 < 서강대 교수·경영학 >
출총제와 관련한 정부안이 막바지 조율(調律)에 들어갔다. 재경부나 산자부의 생각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방안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은 순환출자,지배구조,대중소기업 관계,회사구조 등의 측면에서 그가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걸맞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환상(環狀)형 순환출자를 끊는 것은 시대적 과제"라며 "삼성그룹이 몇 개의 지주회사체제로 개편됐으면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나라가 없는데 이것을 어찌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하는지 모를 일이다. 회사구조 역시 기업의 전통,문화,전략에 비춰 변화하는 환경에 융통성 있게 구축되는 것일 뿐,지주회사체제가 최선이라는 이론이나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는 또 "재벌 총수가 5%밖에 안되는 지분으로 40~50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영국의 버진 그룹과 같은 세계적 대기업들의 총수지분을 보면 대부분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독일 프랑스 등의 대기업은 한국의 대기업보다 더욱 복잡한 출자구조로 얽혀 있다.
지금 우리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투자다. 순환출자를 도덕적 잣대로 보지 말고 경제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로 판단해야 한다.
순환출자가 문제가 되는 것은 동반 부실의 가능성인데 이것은 외환위기 이후 상호지급보증의 금지로 그 위험이 상당히 줄어 들었다. 이제는 은행도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도 크다. 공정위가 우려하고 있는 재벌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이 50%를 넘는다는 점은 공정위의 정책이 얼마나 현실과 맞지 않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또 "대규모 기업 집단에 속해 있는 회사들은 개별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우월한 위치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경쟁기반을 훼손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이런 문제가 있다면 공정위는 이것을 불공정 내부거래의 문제로 규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지,이것 때문에 출총제나 순환출자금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세계경쟁 속에서 불공정 내부거래를 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이제 없다. 휴대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부에서 반도체를 살 때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제품이더라도 오히려 다른 기업의 것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게 기업의 생존현실이다.
공정위원장은 또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재벌계열사가 되거나 협력사가 되는 방법밖에 없다. (재벌 탓에) 한국에서 중소기업으로 살아남기가 어려운 게 우리 경제의 약점"이라며 마치 재벌만 없으면 중소기업이 독립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재벌이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60%가 상생(相生) 구조 아래에서 협력사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고,또 이러한 재벌 때문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중소기업도 실제로 많다.
소수의 재벌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공정위라면 이제 더 늦기 전에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아야 할 때이다. 삼성전자가 한국에서는 우뚝 선 기업이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사면초가(四面楚歌)로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5000만대 이상 팔린 레이저폰의 출시로 모토로라는 스프링을 달고 뛰는 것처럼 약진하고 있다"며 "특히 새로운 무선 기술의 표준이 될 와이맥스(Wimax)에 장기적 도박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가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경제력 집중 운운하면서 규제를 해야겠다는 공정위의 발상은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진 것이다.
지금은 규제보다는 한국의 대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도록 북돋워줘야 할 때이다. '삼성공화국'이니 하면서 '재벌 때리기'를 한다면 결국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마치 대원군이 쇄국정책으로 나라를 후퇴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공정위의 규제 중심 정책은 나라 경제를 후퇴시키고 있다.
출총제와 관련한 정부안이 막바지 조율(調律)에 들어갔다. 재경부나 산자부의 생각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방안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은 순환출자,지배구조,대중소기업 관계,회사구조 등의 측면에서 그가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걸맞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환상(環狀)형 순환출자를 끊는 것은 시대적 과제"라며 "삼성그룹이 몇 개의 지주회사체제로 개편됐으면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나라가 없는데 이것을 어찌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하는지 모를 일이다. 회사구조 역시 기업의 전통,문화,전략에 비춰 변화하는 환경에 융통성 있게 구축되는 것일 뿐,지주회사체제가 최선이라는 이론이나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는 또 "재벌 총수가 5%밖에 안되는 지분으로 40~50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영국의 버진 그룹과 같은 세계적 대기업들의 총수지분을 보면 대부분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독일 프랑스 등의 대기업은 한국의 대기업보다 더욱 복잡한 출자구조로 얽혀 있다.
지금 우리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투자다. 순환출자를 도덕적 잣대로 보지 말고 경제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로 판단해야 한다.
순환출자가 문제가 되는 것은 동반 부실의 가능성인데 이것은 외환위기 이후 상호지급보증의 금지로 그 위험이 상당히 줄어 들었다. 이제는 은행도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도 크다. 공정위가 우려하고 있는 재벌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이 50%를 넘는다는 점은 공정위의 정책이 얼마나 현실과 맞지 않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또 "대규모 기업 집단에 속해 있는 회사들은 개별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우월한 위치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경쟁기반을 훼손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이런 문제가 있다면 공정위는 이것을 불공정 내부거래의 문제로 규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지,이것 때문에 출총제나 순환출자금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세계경쟁 속에서 불공정 내부거래를 하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이제 없다. 휴대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부에서 반도체를 살 때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제품이더라도 오히려 다른 기업의 것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게 기업의 생존현실이다.
공정위원장은 또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재벌계열사가 되거나 협력사가 되는 방법밖에 없다. (재벌 탓에) 한국에서 중소기업으로 살아남기가 어려운 게 우리 경제의 약점"이라며 마치 재벌만 없으면 중소기업이 독립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재벌이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60%가 상생(相生) 구조 아래에서 협력사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고,또 이러한 재벌 때문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중소기업도 실제로 많다.
소수의 재벌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공정위라면 이제 더 늦기 전에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아야 할 때이다. 삼성전자가 한국에서는 우뚝 선 기업이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사면초가(四面楚歌)로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5000만대 이상 팔린 레이저폰의 출시로 모토로라는 스프링을 달고 뛰는 것처럼 약진하고 있다"며 "특히 새로운 무선 기술의 표준이 될 와이맥스(Wimax)에 장기적 도박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가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경제력 집중 운운하면서 규제를 해야겠다는 공정위의 발상은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진 것이다.
지금은 규제보다는 한국의 대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도록 북돋워줘야 할 때이다. '삼성공화국'이니 하면서 '재벌 때리기'를 한다면 결국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마치 대원군이 쇄국정책으로 나라를 후퇴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공정위의 규제 중심 정책은 나라 경제를 후퇴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