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뜨는 별 '베트남 리포트'] (2) 열기뿜는 부동산 개발..건설프로젝트 절반은 한국업체가 진행중


수도 하노이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서쪽으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하이떠성 북안카잉 지역.'Vina Conex-Posco부지'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베트남 최대 종합건설업체인 비나코네스와 포스코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북안카잉신도시 개발 부지(80만평)다.형식적으로는 비나코네스와 포스코건설의 합작품이지만 이 신도시를 설계,시공하는 실질적 주체는 포스코건설이다.

비나코네스가 갖고 있던 사업권을 포스코건설이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이상훈 포스코건설 전무는 "비즈니스와 주거,교육,문화,전시시설 등이 어우러진 베트남 최고의 현대식 자족도시로 꾸며지고 있다"며 "올해 말 공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동행한 팜 덕 호안 비나콘테스 마케팅사업본부장은 "베트남 건설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공사"라고 거든다.

일산 분당 등을 일군 한국의 신도시건설 노하우가 베트남에서 꽃피고 있는 것이다.

APEC회의장에서 동쪽으로 5분거리에도 60만평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다.대우건설 코오롱 경남 대원 동일 등 5개 한국 건설업체가 참여하는 '한국컨소시엄'이 100% 독자로 건설하고 있는 떠이호떠이 신도시가 그것.하노이 시내 불과 15분여 거리에 두 개의 '한국형 신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주요 도시에서 한국 건설업체의 부동산개발 열기가 뜨겁다.'새로 기획된 건설프로젝트의 50%는 한국기업이 맡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호찌민의 옛 베트남대통령궁과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국 대사관이 자리잡고 있는 시내 최고 중심지역에는 금호아시아나플라자가 들어선다.

4000여평 대지에 21층의 호텔(객실 305실)과 오피스텔,32층의 아파트(260가구) 등 3개 동으로 구성된 최고급 복합 비즈니스 센터다.

이 빌딩은 포스코건설이 지은 이웃 다이아몬드플라자를 능가하는 호찌민의 '랜드마크(상징)'가 될 전망이다.

호찌민 아파트건설 시장에 '한국형 아파트' 돌풍을 일으킨 대원의 칸타빌은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제1차 아파트 분양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 제2차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호찌민 중심부에 1650㎡의 부지를 추가 확보,착공에 들어갔다.

이 부지에 최고급 아파트를 지어 '칸타빌'을 호찌민 최고의 명품브랜드로 키운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베트남으로 몰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베트남을 오가며 비즈니스컨설팅을 하고 있는 법무법인 정평의 임재철 변호사는 "WTO 가입으로 외자유입이 늘어나면서 오피스빌딩과 고급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당 기간 부동산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브로비에트증권의 르 녹 치 연구원도 "지금 주택이나 오피스빌딩을 개발하면 2~3년 후 분양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부동산개발에 문제점도 적지 않다.

개발 승인에 수년이 걸리는 복잡한 행정절차 및 관리들의 부패 등으로 사업 추진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

또 개발을 위한 토지가 점점 줄어 적절한 땅을 찾기도 어렵다.대원칸타빌의 전응식 전무는 "많은 중소 개발업체가 베트남의 지방정부 말만 듣고 섣불리 투자를 결정,사업권도 얻지 못하고 보따를 싸야 했다"며 "그러기에 더욱더 철저한 시장조사와 적절한 파트너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과정에서의 세밀한 분석을 한다면 베트남 부동산개발 시장은 우리가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