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日경제 키워드는 '공공개혁'

陳昌洙 <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

일본 경제는 2002년 하반기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2003년 일본경제는 3.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00년도 이래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에도 소비와 설비 투자를 축으로 2.3%의 실질성장을 이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006년의 성장률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GDP 기여도 3%) 및 설비투자(GDP 기여도 2.4%)와 함께 고용환경과 소비 심리 개선에 따른 개인 소비의 회복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의 경기 회복은 어떠한 요인에 의해 나타났을까? 일반적인 견해로는 2002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기 회복이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경제의 고(高)성장을 배경으로 수출이 신장(伸張)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수출 증가는 생산 증가나 기업 수익의 개선을 통해 설비투자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개인 소비도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어 기업부문의 호조가 개인 소득의 증가로 이어져 소비 지출의 확대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경제 회복은 일본 정부의 구조개혁 결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금융 안정화 정책과 재정 악화를 줄이려는 개혁은 일본 경제를 건전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가능성은 높지만,경기에 미친 영향은 외부적인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본 경제에 대한 예측은 이전처럼 비관적인 전망보다는 디플레이션 악화로 인한 경기 후퇴의 가능성이 낮은 소극적인 낙관론이 앞서고 있다. 이들 논의의 근거는 점차 기업수익의 개선이 늘어나고 있으며,설비투자가 예상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디플레이션의 악화를 우려할 만한 요인이 줄어들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일본 경제의 회복은 개혁의 탄탄한 성과라고 보기에는 이르기 때문에 외부환경의 변화에 민감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와 원자재(原資材)의 높은 가격 지속,중국 경제 의존도 심화,엔화의 평가 절상 등 외부적인 리스크 요인이 늘어나면 현재 호조인 기업 수입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외부적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업이 임금 인하나 설비투자 억제 등의 구조조정,축소 지향의 경영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경기는 또다시 악화될 수 있다.

이 점에서 많은 일본인들은 아직 일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대기업은 실적이 회복되고 있지만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들은 공공사업 축소 등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다. 따라서 대부분 일본인들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여전히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앞서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재정적자로 인해 공공사업에 더 이상 돈을 투자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지역 경제와 중소기업은 불황(不況)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까지 일본 경제가 정부의 지출(예를 들면 공공사업)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의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은 금융지원을 위한 공적 부담,경기 대책을 위한 막대한 재정 지출 등 정부가 민간을 대신해 경제를 부양시키는 데 일조를 한 것은 확실하다.

다만 1991년 버블 경제 붕괴 후 정부의 지출이 일본 경제를 지탱해 오면서 그것이 정부의 채무(債務)를 늘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현재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빚이 늘어가고 있는 공적(公的) 분야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 한 일본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은 기대할 수 없는 면이 있다.

앞으로 일본 경제를 회복하는 관건은 기존의 분배정책에서 탈피해 신자유주의적인 개혁을 얼마만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점은 한국의 경제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