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글로벌 인재포럼] (석학 릴레이 대담) (10) "한국대기업 '글로벌 인사관리' 큰 과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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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청룽 독일 랑세스(Lanxess)사의 인사담당 수석부사장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국에서 기용한 인재들이 기존의 기업 문화와 한국의 전통 문화에 잘 융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인재포럼에 토론자로 방한했던 리우 부사장은 김광순 왓슨와이어트코리아 대표와 대담을 갖고 "한국의 대기업들이 생산이나 연구개발의 글로벌화를 넘어 인사관리에서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면서 이는 한국 기업에 전혀 새로운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대담 = 김광순 왓슨와이어트코리아 대표 ]
○김 대표=독일 랑세스는 글로벌 기업이고 당신은 그곳에서 전세계의 임직원을 관리하는,글로벌한 차원의 업무를 맡고 있다.
당신이 성장한 중국의 문화와 랑세스라는 글로벌 기업의 문화 사이에는 차이점도 많을 것이고 각국의 임직원 또한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그 같은 다양성 속에서 일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리우 부사장=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을 어떻게 통합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은 모든 다국적기업에 중요한 문제다.
많은 기업이 아쉽게도 아직도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인재들을 제대로 흡수해서 리더로 키워내는 데 익숙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경영진이 좀더 개방적인 생각으로 외국인 직원들에게도 중요한 임무를 맡김으로써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나는 중국인이지만 독일에 본사를 둔 기업에서 글로벌 인사를 담당한다.
그런면에서 랑세스는 앞서가는 기업이라고 자부한다.○김 대표=지금의 랑세스나 분리되기 전 모기업이었던 바이엘은 인사 업무에서 어떤 원칙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리우 부사장=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국적이나 인종을 따지지 않고 일을 맡긴다는 것이 바이엘과 랑세스의 기본 철학이다.
랑세스는 세계 여러 나라에 진출해 있는데 각국 지사에서는 해당 국가 출신의 인재를 많이 기용한다.
그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차원의 업무는 여러 나라 출신이 공동으로 하고 있다.
랑세스의 이사회는 독일 중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 서로 다른 6개국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배경이 아니라 능력을 중시한 결과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겉으로는 세계화가 된 듯하면서도 내부 인사를 보면 특정 국가에 편향된 경우가 많은데 경영진의 인식이 아직 완전히 바뀌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가 특정 국가 출신을 우대한다면 다른 국가 출신들은 한계를 느끼고 애사심을 갖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처음엔 뛰어난 인재였던 사람도 시간이 갈수록 평범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만다.
○김 대표=한국이 인재양성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리우 부사장=한국에는 경쟁력 있는 인재들이 굉장히 많다고 본다.
바이엘코리아의 임직원만 해도 매우 성실하고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한국을 벗어나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이 한국인들게는 부족한 것 같다.
부하 직원으로서는 뛰어나지만 리더로서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많은 다국적기업이 비슷하게 느끼는 문제점이다.
○김 대표=한국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차원에서 인재를 등용하고 관리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리우 부사장=삼성을 비롯해 많은 한국 기업이 존경받을 만한 업적을 이뤘다.
그러나 글로벌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유럽이나 미국의 기업들보다는 역사가 짧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앞으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세계 각국에서 기용한 인재들을 기존의 기업 문화는 물론 한국의 전통 문화와 어떻게 융화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앞으로 한국 기업들에 큰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인사관리 능력에 있어서도 글로벌 기업의 수준에 이르렀는지 점검해 보고 유럽과 미국 기업들의 사례를 미리 연구해 둘 필요가 있다.
○김 대표=인적자원 개발에 있어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리우 부사장=이론도 중요하지만 이론과 실제 사이에는 항상 차이가 있다.
겉보기에는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들도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내년 포럼에선 기업의 인적자원 관리에 대해 좀더 심도 있는 논의를 했으면 한다.
○김 대표=요즘 한국 기업들은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갈수록 회사에 대해 헌신하려는 마인드가 줄어들고 있어 고민하고 있다.
○리우 부사장=흔히 회사가 직원에게 많은 보수를 주고 경력관리를 잘해 주면 애사심을 가질 것이라고 믿는 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내가 회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보람을 향유할 수 있다는 믿음을 사전에 확고하게 심어줘야 한다.
회사가 직원에게 신뢰를 강하게 주면 직원으로부터 진정한 헌신이 돌아온다.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현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로 일을 해야 하는데 회사가 직원을 신뢰하지 않으면 직원이 위험을 떠안으려 하지 않는다.
정리=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글로벌인재포럼에 토론자로 방한했던 리우 부사장은 김광순 왓슨와이어트코리아 대표와 대담을 갖고 "한국의 대기업들이 생산이나 연구개발의 글로벌화를 넘어 인사관리에서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면서 이는 한국 기업에 전혀 새로운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대담 = 김광순 왓슨와이어트코리아 대표 ]
○김 대표=독일 랑세스는 글로벌 기업이고 당신은 그곳에서 전세계의 임직원을 관리하는,글로벌한 차원의 업무를 맡고 있다.
당신이 성장한 중국의 문화와 랑세스라는 글로벌 기업의 문화 사이에는 차이점도 많을 것이고 각국의 임직원 또한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그 같은 다양성 속에서 일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리우 부사장=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을 어떻게 통합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은 모든 다국적기업에 중요한 문제다.
많은 기업이 아쉽게도 아직도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인재들을 제대로 흡수해서 리더로 키워내는 데 익숙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경영진이 좀더 개방적인 생각으로 외국인 직원들에게도 중요한 임무를 맡김으로써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나는 중국인이지만 독일에 본사를 둔 기업에서 글로벌 인사를 담당한다.
그런면에서 랑세스는 앞서가는 기업이라고 자부한다.○김 대표=지금의 랑세스나 분리되기 전 모기업이었던 바이엘은 인사 업무에서 어떤 원칙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리우 부사장=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국적이나 인종을 따지지 않고 일을 맡긴다는 것이 바이엘과 랑세스의 기본 철학이다.
랑세스는 세계 여러 나라에 진출해 있는데 각국 지사에서는 해당 국가 출신의 인재를 많이 기용한다.
그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차원의 업무는 여러 나라 출신이 공동으로 하고 있다.
랑세스의 이사회는 독일 중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 서로 다른 6개국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배경이 아니라 능력을 중시한 결과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겉으로는 세계화가 된 듯하면서도 내부 인사를 보면 특정 국가에 편향된 경우가 많은데 경영진의 인식이 아직 완전히 바뀌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가 특정 국가 출신을 우대한다면 다른 국가 출신들은 한계를 느끼고 애사심을 갖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처음엔 뛰어난 인재였던 사람도 시간이 갈수록 평범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만다.
○김 대표=한국이 인재양성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리우 부사장=한국에는 경쟁력 있는 인재들이 굉장히 많다고 본다.
바이엘코리아의 임직원만 해도 매우 성실하고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한국을 벗어나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이 한국인들게는 부족한 것 같다.
부하 직원으로서는 뛰어나지만 리더로서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많은 다국적기업이 비슷하게 느끼는 문제점이다.
○김 대표=한국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차원에서 인재를 등용하고 관리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리우 부사장=삼성을 비롯해 많은 한국 기업이 존경받을 만한 업적을 이뤘다.
그러나 글로벌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유럽이나 미국의 기업들보다는 역사가 짧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앞으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세계 각국에서 기용한 인재들을 기존의 기업 문화는 물론 한국의 전통 문화와 어떻게 융화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앞으로 한국 기업들에 큰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인사관리 능력에 있어서도 글로벌 기업의 수준에 이르렀는지 점검해 보고 유럽과 미국 기업들의 사례를 미리 연구해 둘 필요가 있다.
○김 대표=인적자원 개발에 있어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리우 부사장=이론도 중요하지만 이론과 실제 사이에는 항상 차이가 있다.
겉보기에는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들도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내년 포럼에선 기업의 인적자원 관리에 대해 좀더 심도 있는 논의를 했으면 한다.
○김 대표=요즘 한국 기업들은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갈수록 회사에 대해 헌신하려는 마인드가 줄어들고 있어 고민하고 있다.
○리우 부사장=흔히 회사가 직원에게 많은 보수를 주고 경력관리를 잘해 주면 애사심을 가질 것이라고 믿는 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내가 회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보람을 향유할 수 있다는 믿음을 사전에 확고하게 심어줘야 한다.
회사가 직원에게 신뢰를 강하게 주면 직원으로부터 진정한 헌신이 돌아온다.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현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로 일을 해야 하는데 회사가 직원을 신뢰하지 않으면 직원이 위험을 떠안으려 하지 않는다.
정리=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