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수출기업 과도한 환헤징‥최근 환율 급락에 한몫"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대형 수출업체의 과도한 환헤징(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방지)을 최근 환율 급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권 부총리는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수출 3000억달러 달성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통해 "대형 수출업체의 과도한 환헤징 등에 의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궁극적으로 해당 수출업체는 물론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권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 조선 철강 전자 등 주요 수출 대기업들이 선물환 매도를 늘려 환율 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대기업들의 선물환 대량매도는 현물환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중소기업들의 수출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권 부총리는 또 "최근의 원·엔 환율 하락 현상은 일본의 저금리를 이용한 엔캐리 트레이드(일본 엔화를 차입해 하는 투자)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정부는 국제포럼 등을 통한 국제공조를 강화해 수출 중소기업의 환헤징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도 하겠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