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후속모델' 고전…'크레이저' 출시 두달동안 고작 2만대 팔려

'형만한 아우 없다'더니 모토로라 휴대폰이 그 짝이다.

모토로라가 세계적 히트상품 '레이저' 후속으로 내놓은 '크레이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모토로라가 지난 9월28일 한국 시장에 내놓은 크레이저는 두 달 동안 고작 2만대 팔리는 데 그쳤다.

반면 레이저는 1년 반 전에 나와 인기가 한풀 꺾였는 데도 이 기간에 10만5000여대나 팔렸다.

판매량이 크레이저의 5배나 된다.레이저 출시 초기와 비교해 봐도 크레이저는 '덜 떨어진 동생'이다.

레이저는 출시 후 3개월 간 7만2000대가 팔렸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2개월 판매량은 4만8000대.크레이저 첫 2개월 판매량 2만대는 레이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수많은 경쟁 제품에 비하면 중간은 가는 수준이지만 '형'에 비하면 영 초라하다.

관련업계는 크레이저가 고전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모토로라코리아의 크레이저 마케팅이 위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모토로라코리아는 크레이저를 내놓은 뒤에도 크레이저보다는 위성DMB폰 '모토뷰' 판매에 힘을 쏟았다.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서울 종로에서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경영하는 한 상인은 "크레이저 물량이 없어서 예약주문을 해도 일주일 후에나 받아볼 수 있다"며 "초기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크레이저에는 레이저와 차별화되는 뚜렷한 강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레이저가 나왔을 때 느꼈던 신선한 충격을 크레이저에서는 느낄 수 없다"며 "너비가 약간 좁아진 것 말고는 이렇다할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크레이저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가트너는 최근 보고서에서 "크레이저가 레이저에 비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며 "모토로라로서는 이번 크리스마스가 썩 즐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초반에 한국 시장에서 폭발적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판매 부진은 아니다"며 "세계적으로 살아나고 있어 레이저 초반 4개월 판매 기록을 크레이저가 경신할 것으로 본사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크레이저를 띄우기 위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친다.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1월께면 크레이저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