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전문경영인 체제…장남 이해욱 부사장 역할 관심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함에 따라 대림산업의 경영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림산업측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아들인 대림산업 이해욱 부사장(38)의 경영 승계 작업이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이해욱 부사장은 이준용 회장의 3남2녀 중 장남으로 미국 덴버대 경제학과,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한 뒤 유화부문과 건설부문을 오가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이 부사장은 2000년 건설부문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2005년 8월 유화부문 부사장에 취임하며 지금까지 유화부문의 실질적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현재 대림산업 0.47%,삼호 1.85%,비상장 종합물류회사인 대림H&L 100%,정보통신업체인 대림I&S의 주식 53.7%를 소유하고 있다.한편 차남인 해승씨(36)는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으며 3남인 해창씨(35)는 계열사인 대림H&L 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림그룹은 그동안 각 계열사의 독립경영 및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고 이번 인사를 통해 이를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준용 회장은 그동안 전문 경영인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이 회장은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전문 경영인인 김병진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러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금융권과 정치권에서 '오너가 책임지고 경영해야 한다'는 책임경영론이 제기되면서 다시 경영에 복귀했고 이번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완전히 뿌리내렸다고 판단되자 전격 퇴임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 오래 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이번 인사를 이해욱 부사장 중심의 후계구도를 밟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 부사장은 아직 젊기 때문에 회사가 상당 기간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 이준용 회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