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대박? TV작가에게 물어봐!

"와인 대박? TV 드라마 작가에게 물어봐."

지난 9,10월 이탈리아 와인 '피안델레 비네'의 수입사인 대유와인 김세길 팀장의 얼굴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간접광고(PPL)를 요청한 것도 아닌데 '여우야 뭐하니'라는 MBC 드라마에서 '피안델레 비네'가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한 것.덕분에 10월 방송 종료 때까지 병당 13만원에 달하는 이 와인의 두 달간 판매량은 210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로 뛰었다.

와인이 대중화하면서 드라마 속 술자리에 위스키 대신 와인이 등장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젊은 TV 드라마 작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소품으로 자주 등장시키기 때문인데 덕분에 와인 수입사들 사이에선 "작가들을 잡는 게 와인 대박의 비결"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피안델레 비네' 외에 아영FBC가 수입하는 '빌라 M'이란 이탈리아 와인은 KBS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브랜드명이 극중 대사에 거론되기도 했다.

아영FBC 관계자는 "방송 후에 할인점 등에서 '빌라 M'이 뭐냐는 문의가 꽤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해 인기 드라마였던 MBC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에선 고급 샴페인 '크루그'가 나오기도 했다.'여우야 뭐하니'의 대본을 쓴 김인영 작가는 "올 들어 와인을 소품으로 쓰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고급 술자리엔 으레 위스키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 자리를 와인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와인에 조예가 깊은 연예인도 꽤 많다"며 "2004년 방영된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선 남자 주인공 이현우씨가 직접 고른 와인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한 수입사 관계자는 "수입사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6회 안팎의 노출에 2억원가량을 내야 하는 PPL(간접광고)은 엄두도 못 낸다"며 "드라마 작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등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젊은 작가들을 와인의 세계에 들여 놓는 데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