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외환시장 "달러 팔자" 봇물] 엔화, 日금리인상 앞두고 강세 반전

약세를 거듭해온 엔화는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5엔대로 떨어졌다(엔화가치 상승).이번주 초 아베 신조 총리가 후쿠이 총재를 만나 조기 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58개월째 계속되는 경기확장세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엔화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가도 '엔화 강세·달러 약세' 흐름은 본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다이와증권의 박흥식 국제금융부 차장은 "미·일 간 금리차 축소를 재료로 '엔화 매입·달러 매각' 움직임이 내년도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요인도 '엔화 강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지난달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 민주당이 승리해 위안화 절상 요청 등 보호주의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와코 주이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기와 관계없이 엔화 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내년 중 달러당 110엔 선이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원·엔 환율은 100엔당 801원(1일 기준)으로 여전히 원고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에 한국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도쿄에서 2시간 떨어진 지바현 골프장의 경우 주말 숙식 포함 54홀(3번 라운딩)을 도는데 고작해야 2만5000엔(약 20만원)이면 족하다. 온천 휴양지로 인기 높은 하코네도 엔 약세를 누리려는 한국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비싼 물가 때문에 엄두를 못 냈던 대학생들도 가세했다. 후지산 등정 상품의 경우 외국인 중 절반 이상이 한국 학생들이다.고급 백화점으로 꼽히는 이세탄은 한국말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다카시마야 신주쿠점처럼 매장에 한국어 안내판을 설치하는 곳도 늘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