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科技강국 선도할 '핵융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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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悳煥 < 서강대 교수·과학커뮤니케이션 >
정부가 미국,러시아,유럽연합을 비롯한 7개국과 함께 프랑스 남부의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 사업(ITER)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ITER의 지분 9.09%를 확보하는 대신 10년간 8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예정이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혼란한 요즘 우리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핵융합의 원리는 간단하다. 수소의 원자핵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면 서로 뭉쳐져 훨씬 더 무거운 헬륨의 원자핵이 만들어진다. 원자핵들이 '융합(融合)'하는 과정에서 소립자들이 튕겨나가는데 이때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1905년에 아인슈타인이 밝혀낸 유명한 E=mc2가 바로 그런 경우에 적용되는 식이다. 그런 핵융합은 원자력발전소나 지구의 외핵에서 일어나는 핵분열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핵융합은 절대 허황한 이야기가 아니다. 태양이 밝게 빛나고,밤하늘의 별이 반짝이는 것이 모두 핵융합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 움직이고,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 온갖 감상에 젖을 수 있는 것이 모두 핵융합 덕분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우리의 중요한 에너지원(源)이었던 석탄,석유,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도 까마득한 과거에 태양에서 일어났던 핵융합의 에너지가 저장된 것이다.
20세기의 인류는 별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을 지구에서 실현시키는 놀라운 기술을 개발했다. 에드워드 텔러를 비롯한 미국의 핵물리학자들이 1952년에 성공시킨 '수소폭탄'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도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보통의 수소 대신 바닷물에서 추출한 '중수소(重水素)'를 사용한 것이 그 핵심이었다. 그렇다고 핵융합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연료가 되는 중수소가 무진장으로 많고,핵융합에서 만들어지는 헬륨도 소중한 자원이 된다. 원자로와는 달리 사고의 가능성도 거의 없고,처리가 곤란한 방사성 폐기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핵융합을 이용하면 그야말로 '꿈의 청정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가 꼭 필요한 만큼의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은 수소폭탄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중수소와 함께 방사성 리튬이 붕괴돼 만들어진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핵융합이 일어나는 수천만도의 온도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소재가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도 문제가 된다. 결국 강력한 자기장(磁氣場)을 이용하는 '토카막'이나 강력한 레이저를 이용해야만 한다.
실제로 토카막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는 성공했다.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가 실제로 핵융합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가 참여하게 된 ITER 사업의 목표는 그런 핵융합로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500MW의 전기를 생산하는 핵융합로를 만들려면 앞으로 10년 동안 6조원이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30년은 기다려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고 포기해버릴 수는 없다.
사실 우리의 에너지 사정은 너무나도 절박하다. 우리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75조원이 들었다. 2050년이면 우리의 전력 수요는 지금의 3배가 넘게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에너지의 낭비를 최대한으로 줄이더라도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사정을 고려하면 ITER에 투자하는 비용은 결코 지나치다고 할 수가 없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토카막을 이용한 핵융합에만 매달릴 일은 아니다. 핵융합에 쓸 수 있는 강력한 레이저를 개발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왕에 참여하기로 한 ITER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소득을 극대화하도록 현명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국민을 설득하는 일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미국,러시아,유럽연합을 비롯한 7개국과 함께 프랑스 남부의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 사업(ITER)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ITER의 지분 9.09%를 확보하는 대신 10년간 8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예정이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혼란한 요즘 우리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핵융합의 원리는 간단하다. 수소의 원자핵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면 서로 뭉쳐져 훨씬 더 무거운 헬륨의 원자핵이 만들어진다. 원자핵들이 '융합(融合)'하는 과정에서 소립자들이 튕겨나가는데 이때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1905년에 아인슈타인이 밝혀낸 유명한 E=mc2가 바로 그런 경우에 적용되는 식이다. 그런 핵융합은 원자력발전소나 지구의 외핵에서 일어나는 핵분열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핵융합은 절대 허황한 이야기가 아니다. 태양이 밝게 빛나고,밤하늘의 별이 반짝이는 것이 모두 핵융합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 움직이고,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 온갖 감상에 젖을 수 있는 것이 모두 핵융합 덕분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우리의 중요한 에너지원(源)이었던 석탄,석유,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도 까마득한 과거에 태양에서 일어났던 핵융합의 에너지가 저장된 것이다.
20세기의 인류는 별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을 지구에서 실현시키는 놀라운 기술을 개발했다. 에드워드 텔러를 비롯한 미국의 핵물리학자들이 1952년에 성공시킨 '수소폭탄'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도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보통의 수소 대신 바닷물에서 추출한 '중수소(重水素)'를 사용한 것이 그 핵심이었다. 그렇다고 핵융합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연료가 되는 중수소가 무진장으로 많고,핵융합에서 만들어지는 헬륨도 소중한 자원이 된다. 원자로와는 달리 사고의 가능성도 거의 없고,처리가 곤란한 방사성 폐기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핵융합을 이용하면 그야말로 '꿈의 청정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가 꼭 필요한 만큼의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은 수소폭탄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중수소와 함께 방사성 리튬이 붕괴돼 만들어진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핵융합이 일어나는 수천만도의 온도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소재가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도 문제가 된다. 결국 강력한 자기장(磁氣場)을 이용하는 '토카막'이나 강력한 레이저를 이용해야만 한다.
실제로 토카막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는 성공했다.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가 실제로 핵융합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가 참여하게 된 ITER 사업의 목표는 그런 핵융합로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500MW의 전기를 생산하는 핵융합로를 만들려면 앞으로 10년 동안 6조원이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30년은 기다려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고 포기해버릴 수는 없다.
사실 우리의 에너지 사정은 너무나도 절박하다. 우리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75조원이 들었다. 2050년이면 우리의 전력 수요는 지금의 3배가 넘게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에너지의 낭비를 최대한으로 줄이더라도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사정을 고려하면 ITER에 투자하는 비용은 결코 지나치다고 할 수가 없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토카막을 이용한 핵융합에만 매달릴 일은 아니다. 핵융합에 쓸 수 있는 강력한 레이저를 개발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왕에 참여하기로 한 ITER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소득을 극대화하도록 현명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국민을 설득하는 일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