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신화' 해외서 다시 쓴다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국내 대표적인 정수기 업체들이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정수기는 각 국가의 수질이나 식문화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수출이 어려운 내수 품목이지만 매출 신장을 위해서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7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단순 수출 방식에서 탈피해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각 지역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 모델을 채택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6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 2위 가전회사인 광둥메이디사와 정수기 및 필터를 생산하는 합자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정수기 제조 회사와 필터 제조 회사를 광둥지역에 각각 설립해 내년 3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청호나이스와 광둥메이디의 합자법인 지분율은 정수기 회사의 경우 4 대 6,필터 회사는 6 대 4.

청호나이스는 법인 설립에 약 40억원을 투자하고 본사 연구원들을 합자법인에 파견,'역삼투압 멤브레인' 등 핵심 기술을 이전하고 현지에 맞는 제품 개발에 나선다.

합자법인이 생산하는 제품은 광둥메이디사의 중국 내 대리점 유통망을 통해 중국 전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조희길 청호나이스 이사는 "가정 방문에 거부감이 강한 중국 소비자의 특성상 렌털이나 방문판매보다는 시중 판매 위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는 이달 초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쿠알라룸푸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는 "말레이시아는 렌털·방판 위주로 정수기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국내에서 렌털 판매로 성공신화를 이룬 웅진코웨이의 서비스와 제품력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 회사는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시장의 전략적 기지로 삼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