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다주택자, 재건축 막판 떨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1가구2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50%)를 앞두고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막바지 급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연내에 (소유권)등기 이전을 완료해 주는 조건으로 시세보다 몇 천만원씩 싸게 물건이 나오고 있지만,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칠 만큼 거래는 많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7일 강남구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의 경우 31,34평형 급매물 서너건이 시세(11억원과 13억5000만∼14억원 선)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나와 거래가 이뤄졌다.

이들 매물은 내년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나 최근 2개월 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시세차익 실현을 겨냥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대치동 대성공인 관계자는 "12월 말이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양도세 회피용 매물의 경우 올해 안에 잔금을 치르고 등기이전을 해주는 조건으로 매매가격을 몇 천만원씩 깎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은마아파트의 양도세 회피용 매물 거래는 한 달에 5∼6건에 불과해 전체 단지의 시세하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재건축 단지에서도 시세 대비 몇 천만원씩 저렴한 급매물이 등장하면서 이달 들어 거래도 이뤄졌다.

개포주공 저층 1단지 15평형의 경우 현재 시세인 9억4000만∼9억5000만원보다 낮은 9억2000만∼9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개포동 라인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때문에 호가를 조금 내린 매물이 너댓개씩 나오고 있지만,시세하락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재 시세는 '11·15 부동산대책' 직후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이달 들어 다주택자 매물로 추정되는 매물이 5~6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달 급매물이 나오면서 다소 호가가 내림세를 보였으나 지상 112층짜리 초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의 계획안이 최근 공개되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잠실동 에덴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의 상당수가 이미 매물을 처분한 상태여서 개발 관련 뉴스만 나오면 잠잠했던 호가가 출렁거리면서 매물이 회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잠실주공5단지 호가는 34평형이 12억5000만∼13억원,35평형은 14억5000만∼15억원에 형성됐다.

강동지역의 경우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깊어지면서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고덕주공 등 재건축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동 배재현대공인 관계자는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1000만∼2000만원 정도 저렴한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가 붙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올해까지 양도세율은 1가구3주택 이상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2년 이상 보유하면 9∼36%가 적용되지만,내년부터는 1가구2주택일 경우 50%의 단일 세율로 중과되는 것은 물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