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증시와 부동산, 내년엔 어느 시장이 뜰까

이브사·카스피해 4룡·TVT·E7·프런티어 시장·롱테일 국가 등.골드만삭스,글로벌 인사이트 등이 2007년에 떠오를 유망한 시장으로 꼽는 신조어들이다.

2007년을 맞는 세계 경기는 다소 부진하다.세계 경제를 이끌어 왔던 미국은 올 2분기 이후 잠재 수준을 밑도는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심축인 중국도 소득(GDP) 갭(실제성장률-잠재성장률)이 3%포인트에 달해 불가피하게 긴축정책을 추진 중이다.

때문에 예측 기관별로 의견이 분분한 2007년 세계 경기를 보는 시각은 네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된다.먼저 올 2분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보는 낙관론(soft-patch 혹은 disinflation))이다.

반면 세계 경기가 이미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는 시각으로 성장률에 따라 잠재 수준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연착륙(soft-landing)과 잠재 수준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착륙(hard-landing)으로 나뉜다.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가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가 올라갈 것이라는 시각(stagflation)도 있다.예측 기관별로 다양한 2007년 세계 경기를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최근 세계 경제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경기순환상에 진폭(振幅)이 축소되고 주기(週期)가 짧아지는 현상이다.

이는 세계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성장률이 오랫동안 잠재 수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다른 하나는 개별국별로 차별화 현상이 심해지는 점이다.

요즘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들의 성장동인을 보면 거시목표가 분배(노조)보다는 성장(기업)을 중시할수록,경제원리로 계획경제(큰 정부)보다는 시장경제(작은 정부)를 지향할수록,인구와 자원이 많을수록,정보기술(IT)에 우위가 있을수록,영어공용국일수록 성장률이 높은 것이 뚜렷하다.

따라서 2007년 세계 경기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세계 경기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경제 주체들에 부담이 되지 않게 연착륙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경기면에서 그동안 각광받았던 브릭스,친디아 등이 투자나 기업진출면에서 어느 정도 포화점에 도달함에 따라 차세대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측기관들이 꼽고 있는 2007년 차세대 시장을 보면 이브사(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 공화국)를 필두로 TVT(터키·베트남·태국),선진 7개국에 대비한 E7(브릭스+인도네시아·멕시코·터키),이른바 롱테일 국가로 불리는 프런티어 시장으로는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에서 케냐 등 아프리카,콜롬비아로 대변되는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꼽는 국가는 단연 베트남이다.

이미 세계 증시에서 '제2의 중국'으로 불리는 베트남은 글로벌 시대의 가장 큰 성장동인인 인구가 8400만명에 달하는 데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해 2007년에 성장률이 8%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몽골과 카자흐스탄도 유망한 지역으로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

몽골은 인구는 작지만 광물가격의 강세로 2004년 이후 연 6% 이상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흔히 '원소기호에 해당하는 모든 지하자원이 존재한다'고 할 정도로 자원이 풍부한 세계 8위의 원유매장국가다.

콜롬비아도 2007년에는 2차 엘도라도(상상 속에 황금국) 열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우파 지도자인 알레보 우리베가 연임에 성공한 후 정치안정을 배경으로 활발하게 외자를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이전에 1차 엘도라도의 단꿈에 빠지게 했던 엑슨모빌 등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이브사를 제외한 프런티어 시장은 높은 성장성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흥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당분간 이 지역에 투자하더라도 위험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