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in 시네마] 저스트 프렌드 … 비니모자 쓰고 데이트해볼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연말,'저스트 프렌드'는 '친구에서 애인으로'라는 진부한 이야기 구조를 가졌지만 부담 없이 즐기기엔 안성맞춤인 영화다.

고교 시절 뚱뚱한 몸집 때문에 첫사랑에 실패한 크리스(라이언 레이놀즈)는 10년 만에 몸짱 성공남으로 변신해 우연히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거기서 다시 만난 예전의 그녀,제이미(에이미 스마트)의 마음을 이번에야말로 사로잡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과 각오를 보여준다.

크리스는 자신의 멋진 아이스하키 실력을 뽐내기 위해 그녀를 스케이트장으로 데려간다.

크리스는 대도시의 '킹카'답게 검정색 폴라 플리스(polar fleece·주로 캐주얼 의상에 많이 사용되는 원단,가볍고 따뜻한 것이 특징) 의상에 머리모양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검정색 비니(니트나 헝겊으로 만든 두건 모양의 모자)를 착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반면 초록색 누빔 파카에 종 모양의 방울이 달린 빨간색 비니를 쓴 제이미에게선 소박한 고향마을 옆집소녀의 평범하면서도 따뜻한 정감이 느껴진다.

축구스타 베컴이 자주 사용하면서 일명 '베컴 모자'로 불리는 비니는 할리우드에서는 겨울마다 흔히 볼 수 있었던 패션 소품이다.

그 비니가 올 겨울 우리나라 거리에서도 대세다.검정이나 회색보다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상이 잘 팔린다.

스타일에서도 밋밋한 것보다 귀여운 느낌의 방울이 달린 것,귀 옆 부분에 끈이 날린 것 등이 인기다.

사실 비니는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둥글고 각진 얼굴보다는 턱이 갸름하고 약간 마른 얼굴에 훨씬 잘 어울린다.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비니를 찾는 이유는 옷에 맞춰 입기 쉽고 스타일을 멋지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머리손질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머리카락을 살짝 모자 밖으로 내리면 결점도 보완할 수 있다.

유미하(패션칼럼니스트) mihar@magic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