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투자자금은 사양합니다"

"고수익을 바라고 맡기는 고객 돈은 받지 않겠습니다."

수탁액 늘리기 경쟁이 치열한 자산운용업계에서 자금을 가려서 받겠다고 선언한 곳이 있어 화제다. 국내 초장기 투자펀드인 '밸류10년펀드'를 내놓은 한국밸류자산운용이 바로 그곳이다.이채원 밸류자산운용 전무는 20일 "최근 자산주 위주로 주가가 올라 '밸류10년펀드' 수익률이 좋다는 소문이 돌자 장밋빛 전망에 근거한 일부 무차별적인 자금유입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장기운용 철학과 어긋나기 때문에 이런 공격적인 투자자금은 사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밸류10년펀드'는 동일방직 한일철강 다함이텍 황금에스티 등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 자산주를 주로 편입하는 가치주펀드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0.5%로 성장형 주식펀드 가운데 최상위에 랭크되면서 투자자금이 급증,설정액이 3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 전무는 "밸류10년펀드에 편입된 종목들은 때로는 시장보다 더디게 갈 수도 있는데 최근 단기 수익률에 근거한 자금이 유입될 경우 장기적으로 저위험-중간수익을 노리는 투자철학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며 "판매 창구에서도 신규 가입 고객들에게 이 같은 점을 적극 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밸류10년펀드'는 최소 3년 내 환매할 경우 이익금의 30∼7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