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高전총리 신경전 점입가경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총리의 날 선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노 대통령은 "고건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고 규정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고 전 총리가 22일 "자가당착적이며 자기부정적인 오만과 독선"이라는 비난 성명을 내자 23일 "사실을 제대로 확인해 보지 않고 나를 공격하니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사과라도 해야 할 일이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그를 나쁘게 말한 일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홍보수석실은 그러면서 '노무현이 무슨 말을 했길래,고건이 발끈했는가'라는 글을 통해 "(고 전 총리는) 노 대통령이 '실패한 인사'라고 표현한 것이 자신의 능력을 폄하한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면서 "발언의 진의나 원문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신중한 처신이 아니다"고 가세했다.

고 전 총리는 이 같은 반박에 "국민이 어떻게 들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심장병 어린이 돕기 행사에 참석,"대통령께서는 진의가 아니라고 하시던 데 일반 국민들이 무슨 뜻으로 들었는가가 중요하다"고 쏘아붙였다.

고 전 총리는 하지만 '사과라도 해야 할 일'이란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정확한 말씀 내용을 못 들어서 들어봐야 하겠다"면서 입장표명을 자제했다.

그러자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24일 "(국민에게) 전달된 것보다 사실이 중요하다"며 "책임 있는 사람은 보도만 보고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고 고 전 총리를 거듭 겨냥,신경전을 제2라운드로 이어갔다.

홍보수석실은 "고 전 총리가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해 비난을 여러 차례 했지만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뜻밖의 공격을 또 접하고 보니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아니면 정치적 이해타산 때문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김홍열·이심기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