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차익 전고점 바짝 근접..청산 논란 '재점화'

매수차익잔고가 역사적 고점인 4조3727억원에 바짝 다가서자 '청산 위기'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는 모습이다.

양호한 시장베이시스로 인해 급격한 청산을 피할 수 있다는 전망과 외국인 매수세가 예전같지 않아 불안한 측면도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우리투자증권은 이같은 베이시스로 때문에 배당락 전후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증권사 최창규 연구원은 "극단적으로 강한 베이시스와 함께 배당을 노린 연말 프로그램 장세가 지속돼 지난 주말에만 3700억원이 넘는 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차익용 프로그램매매는 특히 1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차익과 비차익을 종합해 지난 주에만 1조원 가량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으며, 전형적인 연말 프로그램 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또 "올해 예상 배당 수익률이 지난 주말 종가 기준으로 1.72%로 지난해 1.54%보다 배당에 대한 메리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시장 베이시스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배당락 이전까지 연말 프로그램 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배당락 이후에도 선물 3월물의 시장 베이시스가 콘탱코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향후 매수차익잔고도 급격한 청산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우증권은 "선물 외국인의 매수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에서 배당락 직후부터 매수잔고가 청산되기 시작할 수 있어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이날 "현물 외국인의 매수 차익거래용 선물 매도에 의해 상쇄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예전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신과 증권 등의 매수로 어느 정도 고도가 유지되고 있지만, 경험상 이들로 인한 부양은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고, 다만 희망적인 부분은 베이시스 고평가가 극단적으로 심해 저평가로 반전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뿐이다"라고 말했다.

주말 공식 매수차익잔고는 4조3528억원을 기록해 역사적 고점에 200억원 차이로 근접했다. 심 연구원은 "초유의 베이시스 고평가 때문에 내년부터 0.6 포인트의 거래세를 부담하더라도 충분히 수익이 가능한 영역에 들어선 상태"라면서 "여기에 만기일 베이시스 하락을 기대하고 롤오버(만기연장)했던 일부 투신도 결국 손절매에 나섰지만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를 이용한 탓에 공식 잔고 감소로 연결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현물 외국인이 주식 매각으로 누적된 현금 포지션을 매수차익잔고로 운용하면서 잔고만 늘어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대증권 김준호 연구원은 "시장베이시스의 고평가 상태가 고착화되는 과정에서 기존 매수차익잔고의 단기간내 청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일별 평균 베이시스 수준은 +0.7 포인트 전후한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고, 올해 현금배당 규모도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추가 매수차익거래의 설정 유인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