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피해 현황‥전용회선 불통·국내 100여社 치명타

'대만발 통신 대란'이 우려된다.

대만에 연결된 6개 광케이블이 지진으로 인해 완전히 끊겼다.이 바람에 국내 은행이나 기업이 KT LG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등으로부터 빌려 사용하는 120여개 전용회선이 모두 불통됐다.

일반전화와 인터넷 회선은 한동안 불통됐으나 우회노선이 열리면서 다시 연결이 이뤄졌다.

전용회선 복구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국제전화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우회노선을 연결하기로 각국 통신사업자 간에 협정이 맺어져 있어 문제가 없다.

또 인터넷은 한 선이 막힐 경우 다른 선을 찾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용회선은 협정을 맺지 않아 우회노선을 뚫을 수 없고 이번 지진으로 백업망까지 녹아내려 대만을 경유해 홍콩 등지로 나가는 선이 완전히 차단됐다.


○해저 케이블 현황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광케이블망은 일본선 대만선 중국선이 있다.일본선은 미국 등지로 연결되고 중국선은 대만 우회선과 여타 중앙아시아 국가로 이어진다.

대만선은 홍콩과 필리핀으로 이어지고 홍콩-필리핀선은 다시 태국 말레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연결된다.

마치 항공노선과 같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중국선 일본선이 아니라 대만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접점이다.

정보통신부와 KT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기본 회선뿐 아니라 우회 회선도 다 타버렸다.

대만 북쪽에 한국으로 이어지는 회선이 있으나 대만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접점이 불타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됐다.

KT 관계자는 "홍콩 필리핀 등에서 올라오는 통신도 자동으로 먹통이 됐다"면서 "대만을 거치지 않고 일본 미국 뉴질랜드 홍콩으로 우회하는 선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와 복구

피해는 3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용회선 완전 불통,국제전화와 인터넷 접속 지연이다.

이 가운데 국제전화와 인터넷 접속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

국제전화는 사업자 간 협약으로 우회할 수 있다.

위성을 통한 국제전화망 연결도 가능하다.

인터넷은 자기가 알아서 스스로 빈 라인을 찾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문제는 전용회선이다.

정통부와 KT 집계에 따르면 대만 경유 전용회선을 이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100여개.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외국계 은행과 금융투자회사,홍콩 동남아 자회사나 투자회사와 거래하는 국내 기업 등이다.

대표적인 곳이 HP 외환은행 국민은행 외교통상부 로이터 포스데이타다.

KT는 전용회선을 복구하는 데는 최소 2~3주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광케이블이 완전히 녹아내렸기 때문에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KT 관계자는 "전용회선의 경우 상대국이 복구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우리가 일방적으로 복구 조치를 취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