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당신의 컵엔 뭘 담으시겠습니까

물이 반쯤 담긴 컵을 보고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는가? 컵의 절반이 비어 있는 것을 보며 아쉬워하겠는가,아니면 컵의 절반이 채워져 있는 것을 보며 가능성을 찾겠는가.

'보는 방식을 바꿔라'(캐서린 크래머·행크 워시아크 지음,김보영 옮김,21세기북스)는 이처럼 현상이나 사물을 보는 시각 차이가 인생의 물줄기를 바꾼다고 말한다.저자들은 물이 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단점형 사고'(deficit-based thinking),물이 반이나 차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점형 사고'(asset-based thinking)라고 부른다.

강점형 사고는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일상과 현실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방식.강점형 사고를 가지면 모든 것에 대한 관점과 사고방식이 달라지고 대화와 인간관계,사회생활의 모든 소통 방식도 변화한다.

좋은 쪽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에너지와 열정이 저절로 솟아나고 삶이 풍성해진다는 것.이들은 '누구에게서나,어떤 상황에서나 거기서 발견할 수 있는 강점들을 찾아내는 인식의 과정이 곧 강점형 사고'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강점형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나쁜 쪽보다 좋은 쪽,문제보다 기회,불가능한 것보다 가능한 것에 관심을 집중한다.

'우리에게는 모두 타고난 긍정의 안경이 있다.단지 너무 오랫동안 버려 두어 그 존재를 잊어버렸을 뿐이다.

이제 그 긍정의 안경을 찾아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사용해 보자.강점형 사고를 가진 사람은 긍정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누구를 만나든 감사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이 책에 등장하는 에드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는 50대에 갑작스러운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

생존율 20%인 암을 이겨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위로하며 도움을 주었다.

그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의 메마르지 않은 열정은 9개월에 걸친 투병을 끝내고 암을 물리치게 했다.

이 같은 감동 실화들을 따라가다 보면 강점형 사고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냥 이론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생각을 바꾸게 하는' 사진들도 풍부하게 실려 있다.

'보는 방식'의 변화라는 핵심 주제에 걸맞도록 한 번 보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깊이 들여다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사진들이다.

이미지와 메시지를 조화시킨 새로운 자기계발서라 할 만하다.

또 다른 책 '상생경영'(상생협력연구회 지음,김영사)은 앞으로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기업 생태계 간 경쟁이 글로벌 시장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상생'이 곧 투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성공적인 상생 경영으로 초일류 기업이 된 도요타와 인텔 등의 사례까지 분석했다.

저자는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와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김기찬 가톨릭대 교수,찰스 파인 MIT 교수,존 폴 맥더피 팬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후지모토 다카히로 도쿄대 교수 등 국내외 저명 학자 9명.이들의 모임인 상생협력연구회(대표 곽수근 서울대 교수)는 올해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산하에 발족한 싱크탱크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기업 생태계야말로 원청·하청기업뿐만 아니라 공급자,유통회사,경쟁자,소비자들이 상호 작용하는 곳'이라며 독생(獨生)에서 상생(相生)으로 패러다임이 옮겨가고 있는 이유와 성공적인 상생 경영 사례를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도요타는 제품개발 컵셉트 단계부터 부품 업체들과 협력,연평균 1000억엔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얻었고,설계 단계에서 개발 공정의 효율화로 원가절감의 80%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는 것.협력사들의 공동 특허 건수가 1500여건이나 되는 것도 도요타와의 연구개발 철학 공유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인텔도 경쟁사들이 신규 공정기술을 독자 개발할 때 협력사들에 첨단기술을 공급받아 신제품을 빨리 개발했다.이처럼 작은 파이를 두고 먹이 싸움을 벌이지 말고 전체 파이를 키워 함께 배불리 먹자는 21세기형 기업 생존전략을 상생 경영이라는 화두로 제시한 최초의 경영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