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줄세우기' 손학규, 정면비판

'대선의 해' 2007년을 사흘 앞둔 29일 한나라당 대선주자들과 당 지도부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공정경쟁과 경선승복을 다짐하는 출정식 성격의 모임이었지만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당 지도부를 강력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초 의도한 분위기와 사뭇 다른 상황이 연출됐다.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박근혜 전 대표,손 전 지사,원희룡 전 최고위원 등 당내 대선주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송년회를 겸한 만찬간담회를 가졌다.

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당 지도부는 '공정한 경선관리'를 약속하겠다"며 "대선주자들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상호 비방 등 과열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다른 대권주자들은 대체로 수긍했지만 손 전 지사는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광역·기초의원까지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도부를 정면으로 공격했다.그는 "이런 줄세우기로 국회의원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대선을 승리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정 캠프에 특정 최고위원이 자주 거론된다"면서 "문제의 최고위원은 먼저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특정 주자의 참모장 역할을 내놓고 하든지,최고위원을 하든지 거취를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다.

손 전 지사의 핵심 측근은 이와 관련,"이 전 서울시장과 가까운 이재오 최고위원을 거론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이 최고위원은 "각 캠프에 나 말고도 최고위원들이 다 있는 것 아니냐.명색이 최고위원으로서 줄세우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평소 친소관계에 따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