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 유럽 단일시장 만든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경제협력 및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시장 통합 작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새해부터 EU 의장국이 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EU 의장국으로서 "미국과 경제 협력 강화를 통한 EU·미국 간 관계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구체적으로는 EU와 미국 간 서로 다른 투자와 교역 관련 법규를 통일하는 작업을 이달부터 시작,종국적으로 '대서양 횡단 경제협력체'(transatlantic Economic Partnership) 구축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개정 대상은 상장폐지 관련 규정을 비롯해 금융시장 및 지식재산권 관련 법규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자동차와 같은 공산품의 기술 표준을 EU와 미국 간 통일하는 작업도 병행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메르켈 총리는 "궁극적으로 금융규제와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EU와 미국을 한데 묶는 단일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EU 간 경제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같은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앵글로 색슨 계열 법규와 대륙법 체계가 서로 아주 다르지만 EU와 미국의 경협은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올해 G8(선진 8개국) 의장까지도 겸하게 되는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 포괄적인 경협 협상을 위해 4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다.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EU와 미국 간 관세 인하나 폐지 문제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FT는 유럽집행위원회(EC)가 1998년 추진했던 미국과의 시장통합방안이 프랑스의 반대로 무산됐던 점을 상기시키며 메르켈의 이 같은 목표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자들은 물론 역내 다른 EU국가로부터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독일 의회의 유럽위원장인 마티스 비스맨은 "미국과 EU의 금융시장 통합은 2015년께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것이 실현될 경우 양측에서 거래비용을 6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