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잇단 종교계 접촉 왜?

이재정 신임 통일부 장관이 잇따라 종교계를 찾아 향후 대북정책의 아이디어를 얻고 있어 주목된다.

이재정 장관은 지난달 11일 취임한 뒤 기독교 불교 천주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원불교 등 종교계를 연이어 예방하고 있다.4일 오후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차기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이용규 목사와 면담을 가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종석 전임 장관도 취임하면서 종교계를 예방한 전례가 있다"며 "종교인 출신인 이 장관이 신임 장관으로서 종교계 원로들과 인사를 나누는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관의 종교계 행보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단순한 예방차원을 넘어 대북정책 구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그는 지난달 28일 취임 후 가진 첫 정례브리핑에서 기존의 인도주의적인 대북지원 원칙과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는 "우리는 북한의 빈곤에 대해 3000억달러 수출국으로서,세계 10위권의 국가로서,또 같은 민족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 자신도 '남한의 책임 감수론'과 관련,"종교인들을 만나 들어본 얘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기자간담회에서 털어놓았다.

인도적인 지원에 적극적인 종교계의 목소리와 의지를 빌려 대북정책 구상과 실행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이 장관은 역시 종교인(목사)인 김상근 신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절친해 눈길을 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