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가정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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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디안 썸머'는 사형수와 변호사의 짧은 사랑 이야기다.
남편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여주인공은 변호를 거부한 채 죽음을 기다린다.그러나 변호사의 조사 결과 남편은 결혼 직후부터 그녀에게 수시로 매질을 해왔다.
심지어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집안의 문을 모두 걸어 잠궜다.
남이 보는 남편은 소심할 정도다.아내를 가둬두고 때리는 이유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인 데다 밖에선 얌전하기만 하니 아무도 그가 독점욕을 내세워 그런 짓을 하는지 모른다.
미친 듯 주먹을 휘두르곤 "미안하다 잘못했다 사랑한다"고 하니 여자는 대항할 엄두도 못낸다.'꼭 한번 만나고 싶다'(MBC TV 금요일 저녁)라는 프로그램은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가정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오래 전에 헤어진 가족이나 친구를 찾는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어머니다.
사연의 대부분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집을 나간 어머니를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다는 것이다.부부싸움 끝에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가해지는 가정폭력은 이처럼 가정 파괴와 함께 자식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가정폭력은 특정 계층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폭력을 휘두르는 변 또한 다양하다.
'무시한다' '꼬치꼬치 따지는데 말로는 당할 재간이 없다' '쳐다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등.
폭력 뒤의 행동 또한 영화와 비슷한 수가 많다고 한다.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싹싹 빌곤 얼마 못가 같은 짓을 되풀이한다는 얘기다.
심지어 아파서 누워 있는 사람에게 "위로해줄 테니 외식하러 가자"고 하다 "얼굴이 부어서 싫다"고 하면 남편 말을 우습게 안다고 다시 주먹질을 한다는 식이다.
연예인 부부의 신혼 초 파경 소식은 가정폭력이 더 이상 부부싸움 차원으로 다뤄질 일이 아님을 알려준다.
손찌검은 습관인 데다 마약처럼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때린 것은 잘못했다. 그러나'라지만 폭력에는 '그러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한 네티즌의 말에 귀 기울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남편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여주인공은 변호를 거부한 채 죽음을 기다린다.그러나 변호사의 조사 결과 남편은 결혼 직후부터 그녀에게 수시로 매질을 해왔다.
심지어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집안의 문을 모두 걸어 잠궜다.
남이 보는 남편은 소심할 정도다.아내를 가둬두고 때리는 이유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인 데다 밖에선 얌전하기만 하니 아무도 그가 독점욕을 내세워 그런 짓을 하는지 모른다.
미친 듯 주먹을 휘두르곤 "미안하다 잘못했다 사랑한다"고 하니 여자는 대항할 엄두도 못낸다.'꼭 한번 만나고 싶다'(MBC TV 금요일 저녁)라는 프로그램은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가정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오래 전에 헤어진 가족이나 친구를 찾는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어머니다.
사연의 대부분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집을 나간 어머니를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다는 것이다.부부싸움 끝에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가해지는 가정폭력은 이처럼 가정 파괴와 함께 자식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가정폭력은 특정 계층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폭력을 휘두르는 변 또한 다양하다.
'무시한다' '꼬치꼬치 따지는데 말로는 당할 재간이 없다' '쳐다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등.
폭력 뒤의 행동 또한 영화와 비슷한 수가 많다고 한다.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싹싹 빌곤 얼마 못가 같은 짓을 되풀이한다는 얘기다.
심지어 아파서 누워 있는 사람에게 "위로해줄 테니 외식하러 가자"고 하다 "얼굴이 부어서 싫다"고 하면 남편 말을 우습게 안다고 다시 주먹질을 한다는 식이다.
연예인 부부의 신혼 초 파경 소식은 가정폭력이 더 이상 부부싸움 차원으로 다뤄질 일이 아님을 알려준다.
손찌검은 습관인 데다 마약처럼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때린 것은 잘못했다. 그러나'라지만 폭력에는 '그러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한 네티즌의 말에 귀 기울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