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가전 "이젠 대형家電으로 승부"

하이얼코리아,일렉트롬,밀레코리아 등 외산 가전업체들이 대용량 가전제품으로 국내 안방시장 공략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주로 소형 가전제품이나 '빌트인(주방 붙박이형 가전)'용으로 소형가전 틈새시장을 장악해 온 외산 가전업체들이 최근 대용량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 확대를 겨냥,본사로부터 이들 제품을 속속 들여와 팔고 있는 것.

일부 품목은 삼성전자·LG전자 등 국산 제품보다 5~10%가량 낮춘 '전략 가격'을 책정,국내 업체들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세탁기와 냉장고의 대형화 바람이 특히 거세다. 미국 월풀(Whirlpool)의 수입판매회사인 일렉트롬은 최근 8㎏짜리 '월풀 전자동 건조세탁기(AWZ477,160만원)'를 내놓았다. 주로 3~5kg 안팎의 소용량 세탁기를 취급해 왔지만 이번에 용량을 늘려 판매에 나선 것. 지난해 7월엔 718~725ℓ짜리 프리미엄급 '2007년형 월풀 양문형 냉장고(180만~400만원)' 4종을 새로 선보였다. 국내 가전업체의 양문형 냉장고와 비슷한 가격대이지만 국산 제품의 용량이 600ℓ가 주인 것을 감안하면 용량에 비해 저렴한 수준.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매출은 평균 20%씩 늘고 있다.

강문희 일렉트롬 이사는 "최근 고객들의 대형 가전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월풀의 10kg대 세탁기를 들여 오기로 했다"며 "저가에서 고급 모델까지 제품 라인업을 더욱 보강해 올해는 대용량 가전시장에서 국산 제품과 정면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가전메이커 하이얼도 500ℓ이상 대용량 프리미엄급 냉장고를 올해부터 한국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이름을 딴 '하이얼 올림픽 시리즈' 프로젝트의 일환이다.디자인보다 제품 기능성을 중시하는 미주,유럽 가전시장을 공략해 온 여세를 몰아 디자인을 대폭 개선,한국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소비자 불만이 컸던 애프터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 용산 전자랜드에 직영센터 한 곳을 포함,전국에 40곳인 수리대행점을 대도시 광역권을 중심으로 직영 및 수리대행점 100여곳으로 확충한다는 것.

독일 가전업체 수입업체 밀레코리아도 세탁기와 냉장고의 라인업을 보강,대용량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 LG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외산에 맞불을 놓기 위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어 중기적으로 가전제품의 가격하락세가 점쳐지고 있다.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