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職 넘겨라" 상하이방의 반격 .. 쩡칭홍 부주석, 후진타오에 압력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앙 정치세력과 이에 반발하려는 '상하이방'간의 권력투쟁이 오는 11월로 예정된 제 17차 당대회를 앞두고 연초부터 본격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10일 익명의 중국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쩡칭홍 부주석으로부터 주석직을 넘기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통신은 중국 국가 부주석 쩡칭홍과 그를 따르는 상하이방 세력들이 후진타오에게 "국가주석직은 쩡에게 넘기고 후진타오는 중국 공산당 총서기만을 맡아 당의 업무에 전념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고 전했다.

쩡칭홍의 요구가 현실로 이뤄진다면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총서기를 겸해온 지난 20년간의 중국 정치의 전통이 뒤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통신은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오는 11월 제 17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최고 핵심부 내에 권력투쟁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중국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후진타오의 상하이방 제거 움직임에 대한 상하이방 측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지난해 상하이방의 핵심인물인 천량위 전 상하이 시당서기 및 정치국원을 비리 사건과 관련해 해임하면서부터 중국 정치권 내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 잡아온 상하이방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본격화했다.

후 주석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상하이방 세력들은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내부적으로 중앙 후 주석의 공세에 적지 않은 위협감을 느껴 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현재 상하이방 세력으로는 전인대(의회)상무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우방궈,쩡칭홍 부주석, 황쥐 부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쩡 부주석이 상하이방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고 베이징의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는 8일 개막돼 10일 끝난 중앙기율검사위원회 7차 전체회의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서방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기율검사위 회의 결과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천량위 전 상하이 시당서기 처리 안건이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서방전문가들은 "천량위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구심점이 없었던 상하이방 세력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정황 증거는 여러 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


[ 용어풀이 ]

상하이방(幇)은

상하이를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1992년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중앙정치무대 등장을 계기로 상하이 정치세력들이 중앙에 대거 진출하면서 붙어진 '별명'이다.장쩌민 주석을 중심으로 주룽지 전 총리 등이 거론된다.

장쩌민 주석 시절 득세 했으나 2002년 후진타오 주석의 등장으로 그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