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요가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는'순수를 꿈꾸며'라는 시(詩)에서 이렇게 썼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한 송이 들꽃 속에서 천국을 본다/손바닥 안에 무한을 거머쥐고/순간 속에서 영원을 붙잡는다.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축복'에서>

뛰어도 뛰어도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제자리에 서있기도 어려운 세상. 사방이 적(敵)인 듯한 무한경쟁 시대를 그대로 견뎌내기엔 모두들 너무 힘겨운 모양이다. 호흡과 자세를 가다듬어 자연(대우주)과 나(소우주)를 일치시킴으로써 심신의 건강과 평온을 얻는다는 요가가 널리 퍼지는 걸 보면.

요가(yoga)는'결합한다'는 뜻의 산스크리트어(語)에서 비롯됐다고 한다.6000∼7000년 전 인도에서 시작돼 BC 1000년께 종류와 실천방법이 만들어졌고,4세기엔 수련과정을 8단계로 체계화한'요가경전'(파탄잘리)이 나왔다. 종류도 가지가지고 단계도 여럿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신체 훈련과 명상을 통해 몸을 추스르고 심적 억압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바람이 일어난 건 2000년대 초. 할리우드 여배우들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푹 빠졌다는 얘기가 들리면서부터였다. 국내엔 2003년 하반기께 참살이(웰빙) 붐을 타고 번지기 시작,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더니 근래엔 나이 성별 관계없이 관심을 보인다.

요가의 효과는 알려진 대로라면 거의 만능이다. 살도 빠지고,얼굴은 작고 예뻐지며,피부는 고와지고,혈액순환이 잘되고,변비도 없어지고,허리 아픈 것도 낫고,정력 증진에도 좋다고 돼 있는 까닭이다. 실제 꾸준히 잘만 하면 건강 증진은 물론 자신감 회복까지 상당한 효력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이어트나 건강에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체질과 성별을 고려해 맞는 동작을 선택해야지 잘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요가란 운동이라기보다 생활방식인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우선이라는 조언도 많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