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시장…돈 대체 어디에?] 쏟아지는 은행 신상품‥내 돈 불려줘 고마워

은행들이 상품개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대출수요 감소와 성장성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영업 전쟁의 성패는 상품 경쟁력에서 갈린다는 판단에서다.은행 영업경쟁의 양상이 '양(量)에서 질(質)'로 바뀌는 양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비슷한 상품을 갖고 금리우대와 부가서비스 등으로 고객 유치 경쟁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갈수록 다양화·세분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제 때 만들어야 영업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사회적 트랜드를 반영한 다양한 신상품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기업은행은 "웰빙(well-being)과 펀(fund) 디지털(digital) 등을 테마로 한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아동·청소년기부터 대학생 군인 직장인 성인 노인 등 생애주기(Life Cycle)를 반영한 다양한 틈새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또 코스피 200지수 및 금(gold) 등 다양한 실물자산에 연계되는 파생상품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 최근 신년 조직개편에서 마케팅·상품그룹을 신설했다.상품개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틈새상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지난해 9월 국민은행이 출시한 여성 전용 통장인 '명품여성통장'은 은행 상품으로는 최단기간인 출시 26일 만에 1조원의 판매고를 돌파한데 이어 출시 71일째인 1월5일에는 2조원을 돌파하는 등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국민은행은 또 복합적인 하이브리드(Hybrid) 상품에도 주목고 있다.

주가연동예금인 ELD(Equity Linked Deposits)가 대표적이다.

ELD는 예금의 이자를 옵션과 같은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여 정기예금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증권사의 ELS(주가연계증권)와 비슷하지만 원금이 100%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급여통장 등 저비용성 예금을 승부처로 잡고 있다.

2금융권의 고금리 상품인 CMA(자산관리계좌)등 에 경쟁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대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또 예금과 대출 그리고 카드가 복합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해 교차판매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기존 핵심시장 중심의 영업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교차판매를 통해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마케팅전략본부를 신설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계영업을 위해 기업고객그룹과 종합금융그룹을 통합한 것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너지영업 활성화를 통해 비이자수익 확대와 저비용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틈새시장과 교차판매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이를 위해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다양한 종류의 실버상품과 특정 고객군을 대상으로 예금 카드 기타서비스 등이 포함된 패키지형 수신상품 등을 준비중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