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메뉴판도 진화...그림 아이콘→바둑판형→개성·파격

휴대폰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디자이너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TV 게임 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찾아야 하는 고민이다.휴대폰 크기는 작아지는데 착발신 버튼 외에 다양해진 메뉴 버튼을 모두 배치해야 한다.

그렇다고 디자인을 해쳐서는 안 된다.

휴대폰 디자이너들은 2000년 무렵 그림 형태의 아이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이해하기 쉽고 누르기도 쉽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여겨졌다.

9개의 아이콘 메뉴를 바둑판 형으로 배치하는 그리드 메뉴 구성판이 그 중 하나다.

올해 국내외에서 출시될 예정인 휴대폰 신제품에서는 좀 더 파격적인 UI를 시도하고 있다.휴대폰 버튼을 아예 없애버린 휴대폰이 개발되고 있는가 하면 당연히 배터리 자리라고 생각했던 휴대폰 뒷면에 메뉴판을 배치하는 사례도 있다.

LG전자가 조만간 선보일 '프라다폰'에는 키패드가 없다.

통화와 종료 버튼만 있다.대신 전면 스크린이 휴대폰 MP3플레이어 카메라 기능 구현에 필요한 메뉴판을 보여준다.

전화를 걸 때는 휴대폰 버튼이,MP3를 들을 때는 MP3플레이어 버튼이 나타난다.

애플 '아이폰'도 이 같은 전면 터치패드를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가전 전시회 'CES 2007'에서 선보인 '울트라뮤직(F300)'과 '울트라비디오(F500)'는 배터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LCD가 하나 더 있다.

MP3플레이어와 비디오 등 각기 다른 기능을 구현하는 폼팩터도 배치했다.

이른바 두 얼굴을 가진 '듀얼페이스' 휴대폰이다.

이런 제품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차례 버튼을 눌러야 하는 불편을 개선하려고 고안한 것이다.

휴대폰 아이콘 모양을 통일하면 어떨까.LG전자 MC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도로교통 표지판 그림을 통일하듯 휴대폰 아이콘을 통일하면 어느 회사 어떤 제품을 쓰더라도 아이콘의 의미를 알아내느라 골치를 앓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