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일본 기준금리 동결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행(BOJ)이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째 유지해 오고 있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25%로 동결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금리인상 여부로 재정경제부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간에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이어서 주목(注目)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일본은행은 국내경기 호황과 각국의 금리인상 추세에 맞춰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 왔고,실제 그럴 가능성도 예견돼 왔었다. 경기과열로 1980년대의 자산버블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게 일본은행의 기본입장이었다. 때문에 일본내에서도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가 눈여겨 보고 싶은 대목은 금리동결 그 자체보다 일본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때문이라는 점이다. 소비지출, 인플레이션 등 경제지표들이 높아진 금리를 견디기에는 아직 취약하다는 점을 들어 최소한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때까지 인상을 유예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관료들의 요구사항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 국면을 누리고 있다는 일본에서 경기위축을 고려해 금리인상이 보류됐다는 건 우리 통화당국에도 시사하는 바 적지않다.

물론 우리 역시 지난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콜금리를 동결한바 있지만 부동산투기억제 등을 위해 긴축에 대한 경계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 통화당국의 기본입장이고 보면 아직도 긴축기조 강화 쪽에 무게중심이 다소 치우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경우에서 보듯 실물경제의 움직임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 금리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경제는 본질적으로 여러 부문들이 맞물려 있다. 경제 전체를 생각하며 우선순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해 지난해 지급준비율을 인상한데 이어 주택담보대출 억제와 총액대출한도제 적용 등 긴축의 고삐가 너무 당겨질 경우 그 부작용이 크게 우려(憂慮)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부동산 대책의 홍수로 인해 급격한 경기위축 등의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금리수준을 결정할 땐 국내 경제상황뿐 아니라 국제금융시장 여건과 금리동향 등을 모두 감안해야 하지만 이번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은 통화당국이 참고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