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도 'PPL 시대' ‥ FnC코오롱ㆍ스킨푸드 등 잇달아 활용

만화를 새로운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TV 드라마 협찬 방식에 비해 브랜드명이나 제품 노출에 대한 규제가 적고,특정 독자층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지난 1일부터 인기 만화가 이현세씨가 한 스포츠신문에 연재하기 시작한 골프 만화 '버디'엔 각각 골프웨어 브랜드 '엘로드'와 '잭 니클라우스'를 입은 두 여자 주인공 '혜령'과 '미수'가 등장한다.

FnC코오롱은 이들이 자사 브랜드 옷을 입고 나오도록 만화를 그리는 조건으로 고료 일부를 지원하는 PPL 계약을 맺었다.

화장품업체 '스킨푸드'도 단행본 만화 '눈의 여왕'을 PPL 매체로 활용했다.눈의 여왕은 8일 종영된 KBS 드라마를 만화로 다시 그려낸 작품.남자 주인공 한태웅이 화장품 매장에서 마스크팩을 고르는 장면이 TV 드라마에선 방송 심의 규정 때문에 어딘지 알 수 없도록 처리됐다.

하지만 만화에선 스킨푸드 매장으로 자세히 그려진다.

만화가 PPL 매체로 급부상하는 까닭은 스킨푸드 사례처럼 TV 드라마와 같은 규제가 없기 때문.스킨푸드 마케팅팀 관계자는 "보통 특정 매장이 드라마의 무대로 쓰이도록 하려면 수억원의 협찬비를 내야 하지만,심의 과정에서 대부분 잘려나가거나 간판이 흐릿하게 처리돼 광고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반면 만화의 경우 작가의 의도에 따라 상황 설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노출이 자유롭다.

특정 독자층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도 만화 PPL의 장점으로 꼽힌다.

골프만화를 콕 찍어 골프웨어 브랜드의 PPL을 진행한 FnC코오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조은주 FnC코오롱 광고홍보팀장은 "골프만화 버디의 연재가 이제 18회를 넘어선 정도인데도 골프 마니아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문의가 하루 300~400건에 이를 만큼 광고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