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비즈니스 2.0시대] 개인지식을 재가공하라

한국에서 웹 2.0을 이용해 정보가공 사업 모델을 채택한 기업으로는 지난해 5월 말 설립된 해외 자유여행 정보 사이트 운영사 '윙버스'가 대표적이다.

서른 살의 김종화 윙버스 대표가 1억원의 자본금으로 만든 이 사이트는 블로거들이 각종 대형 포털의 개인 블로그에 자신이 좋아서 올린 여행기,여행지 사진 등을 자체 개발한 '태그 삽입형 지도'에 표시하도록 하는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윙버스는 천편일률적인 여행 책자나 대형 여행사 사이트의 패키지 여행 정보 등에 식상한 이용자들이 몰려들면서 올 들어 방문자 수가 하루 1만명을 돌파했다.

하나투어 등 인기 여행사를 포함한 인터넷 여행정보 사이트 중 '톱 10' 안에 드는 실적이다.

김 대표는 "여행자가 자신이 가고 싶은 인기 스팟을 모은 '나만의 여행상품',자신이 여행할 곳의 지도와 메모만을 모은 '개인화 지도'를 판매해 수익을 올릴 계획"이라며 "숙박업소 등과 연계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계약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인터넷 상에 몰려 있는 군중(crowd)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찾아 내는 '크라우드 소싱'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후지필름은 지난해 12월 자사 디지털 카메라 시리즈인 '파인픽스'를 시판하기 전에 시제품 상태의 디카를 '얼리 어답터(early adapter)' 정보 공유 사이트 디씨인사이드의 블로거들에게 보내 의견을 취합했다.

이를 통해 내린 결론은 신제품의 마케팅 포인트를 '인물 사진 전문 디카'로 해야 한다는 것.후지필름 마케팅팀 관계자는 "많은 블로거들이 신제품을 써 본 뒤 '얼굴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는 평가를 올렸다"며 "이젠 제품 개발,마케팅,판매의 모든 프로세스가 사용자들과의 밀접한 상호작용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