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겨운 2574km … '엔리케의 여정'

해마다 4만8000여명의 중남미 빈곤국 아이들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다.

아이들을 남겨둔 채 미국에 돈 벌러간 부모를 찾기 위해서다.평균 나이 15세인 이들 중 4분의 3은 엄마를 찾아가는 소년들.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보모의 82%와 가정부의 25%가 아이들을 고국에 두고 온 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테말라,멕시코 출신이다.

'엔리케의 여정'(소냐 나자리오 지음,하정임 옮김,다른)은 자신이 다섯 살 때 미국으로 떠난 엄마를 찾아가는 열입골 살 온두라스 소년 엔리케의 여정을 되짚으며 세계의 양심에 경종을 울린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엄마의 전화번호만 달랑 들고 집을 떠난 엔리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2574km의 험난한 길과 죽음의 공포들.목숨을 걸고 오른 화물열차 지붕 위에서는 갱과 무장강도들이 아이들을 강탈하고 기찻길로 내던진다.부패 경찰들은 이들의 돈을 빼앗은 뒤 강제 추방하고,극악무도한 이주민 알선자와 오만한 이민 당국자도 이주민 아이들을 괴롭힌다.

2003년 퓰리처상 수상작.304쪽,1만9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